광주시가 22대 총선을 기점으로 시·도 경계를 허무는 광주·전남 공동 경제자유구역 설립에 나서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확장을 통해 기업 유치 등을 촉진한다는 게 광주시의 복안이지만,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전남도의 동의, 해당 지자체의 협조, 까다로운 행정 절차 등 넘어야 할 산도 적잖은 실정이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4·10 총선 공약 과제로 경제자유구역 확대와 외국교육기관(국제학교) 유치를 채택하고 각 정당에 전달했다.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함평 소재 빛그린 국가산단 66만5,500평과 장성에 위치한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 75만6,250평을 광주 경제자유구역에 편입시켜 외국기업 투자유치, 산단 분양 활성화, 국제학교 등을 유치하겠다는 게 주된 골자다.

경제자유구역에서 제외된 전남 일부 지역을 추가로 편입시킬 경우 기업 유치 촉진, 산단 규모화 달성, 기업생태계 확장 등으로 지역 경제·산업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광주시의 판단이다.

또 소지역 중심에서 벗어나 거시적·통합적 관점의 산업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시·도 상생과 번영,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광주시는 기대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 안과 밖의 기업에 제공하는 세제·재정 지원 등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경계지역 지자체들의 구역 편입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외국인 투자유치 및 산단 분야 활성화를 위해 타 지역에서 추진중인 외국교육 기관 유치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앞으로 관련 지자체장 사전 승인 및 공동 협약 체결, 기구 설립(규약, 규정, 이사회, 조직 등), 경자구역 확대 타당성 용역 및 개발계획 수립, 구역 지정 신청, 중앙부처 협의 등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관련 로드맵 추진을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만만찮은 실정이다.

당장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비해 세금 감면 등 혜택이 크지 않고 예산 부담과 조직 구성의 어려움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전남도의 동의를 얻는 일은 선결과제로 꼽힌다.

전남도 관계자는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을 운영해 본 결과 인건비, 업무 추진비 등 한해 48억원 가량의 운영비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자유구역 편입 시 그 정도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면적 조정, 예산 분담 비율, 신규 조직 구성 등 상세한 조건을 따져봤을 때 경제자유구역 편입은 비효율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직접 당사자격인 장성·함평군 관계자도 “경제자유구역과 관련 전남도에서 정식으로 공문이나 협조 요청이 들어오지 않아 실무적으로 검토된 사항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까다로운 행정 절차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제자유구역 단위 지구 신설을 위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시·도, 개발 사업시행자가 개발 변경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후 주민 의견 청취와 사전협의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 지정 신청을 거쳐 도시계획(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환경부), 농지 분야 협의(농림부), 지방공무원 증원(행안부) 등 관계 부처 협의가 필수적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 소재 산단은 분양률이 70%에 육박해 큰 부지가 부족하다 보니 앵커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산단 확대가 필수적이다”며 “경제자유구역 편입 확대를 위해서는 전남도와 관련 지자체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협의를 해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역 미래 성장산업인 미래 자동차 산업과 AI 융복합 산업 육성 등 경제자유구역의 조성 취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전향적인 시도 상생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제자유구역은 해외자본과 기술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입주기업에 세제 감면이나 규제 완화 등 혜택이 주어지는 특별경제지역이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이 2003년 지정됐고 이후 5기에 걸쳐 전국에 9곳의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됐다. 2020년 6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광주시는 이듬해 1월 광주경자청을 개청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