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23일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의료계가 협상엔 응하지 않은 채 ‘원점 재검토’ 입장만 고수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가 2,000명이라는 숫자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발표한 만큼 이젠 의료계가 화답할 때라며 건설적 논의도 촉구했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대학 총장들의 건의를 전향적으로 수용한 것은 국민과 환자의 요구를 고려해 과감하게 결단을 내린 것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협회를 비롯한 몇몇 의사단체들이 의대증원 백지화, 원점 재검토 입장만 고수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9일 6개 거점 국립대 총장들이 건의한 ‘50~100% 범위 내 자율 모집안’을 수용한 바 있다. 오는 25일에는 정부·의료계·환자단체·시민단체·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로 구성된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출범도 앞두고 있다.

장 수석은 “의료계에서 정부와 1 대 1 대화를 원한다는 주장이 있어 일주일 전부터 ‘5+4 의정협의체’를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다”며 “의료계는 지금이라도 어떤 형식이든 무슨 주제이든 대화의 자리에 나와 정부와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는 “하루빨리 복귀하는 게 국민을 위하고 의료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면서 “의사가 환자 곁을 떠나고, 학생이 학교를 떠나면 의사로서, 또는 학생으로서 존재 의미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최근 한 의과대학 학생회에서 소속 학생들의 학업 복귀를 집단적 강압에 의해 막아왔던 사실이 확인됐다”며 “교육부는 이 사안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다른 대학에도 이러한 일이 있는지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유사 사례가 확인될 경우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는 의대 교수 집단사직과 관련, “사직서 제출 여부와 형식, 사유, 계약형태 등에 따라 각각 다르기 때문에 사직 효력이 일률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며 “집단행동은 사직 사유가 될 수 없다. 교수들은 환자와 보호자 곁을 지키며, 전공의와 학생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길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장 수석은 “불편을 겪으면서도 이를 마다하지 않고 의료개혁에 지지를 보내주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께 정부는 의료 현장의 혼선을 최소화하되 개혁 완수로 보답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