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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주유소’ 안전불감증 여전…여름철 대형사고 위험
인건비 부담에 야간 인력 미고용
직원들 안전위반 행위 감시 뒷전
사소한 부주의로 인명피해 불러

2024. 05.28. 18:59:57

광주의 한 셀프주유소에서 운전자가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으나 안전 위반 행위에 대한 감시를 해야할 관리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셀프주유소에서 자주 기름을 넣는데 주유 중에 시동을 끄지 않은 차량을 보면 혹시 불이라도 날까 봐 불안해요.”

지난 27일 오후 8시께 광주 동구 지산동의 한 셀프주유소에는 차량에 시동을 켠 채 주유하는 운전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운전자들은 주유하는 동안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휴대전화를 보거나 기름 미터기를 보고 있었고, 주유기 근처에서 흡연 등 사고위험 행위를 감시할 셀프주유소 직원들은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사무실 안에서 개인 업무를 보고 있을 뿐 안전 위반 행위에 대한 감시가 소홀한 상태였다.

같은 날 오후 11시께 북구 두암동의 한 셀프주유소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사무실은 불이 꺼져있는 상태로 문이 굳게 잠겨 있었고, 운전자들이 기름을 넣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할 관리자도 없었다.

운전자 김모씨는 “기름을 넣기 위해 셀프주유소를 자주 이용하는데 따로 감시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낀 적은 없다”며 “한 번씩 기름을 넣으러 오는 운전자 중 시동을 끄지 않고 주유하는 사람이 있는데 혹시라도 불이 날까 무서울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주유소 관계자는 “고객들은 기름값이 10원이라도 더 저렴한 업체가 있으면 그곳으로만 찾아가는 경향이 있어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인건비를 절약하고 있다”며 “야간에 인력을 배치할 경우 주간보다 나가는 급여가 훨씬 더 부담되고 찾아오는 고객도 많이 없어 굳이 배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광주지역 셀프주유소는 2020년 139곳, 2021·2022년 145곳, 2023년 159곳, 2024년 164곳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셀프주유소 특성상 일반인이 주유를 직접 하다 보니 주유기를 제대로 꽂지 않는 등 미숙한 장비사용에 일반 주유소에 비해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더 높다.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유증기 발생량도 증가하고, 건조한 가을과 겨울철에는 정전기가 발생하면서 화재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위험물안전관리법에는 모든 주유소에 위험물의 취급에 관한 자격이 있는 위험물안전관리자를 영업시간 동안 배치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대리자를 선임할 경우 안전교육을 받았거나 안전관리자를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자만 가능하다.

하지만 인건비 부담에 상당수의 셀프주유소에선 안전관리자 자격이 있는 직원을 배치하지 않는 등 관련 규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주유소는 안전관리자 자격이 없는 아르바이트·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야간에는 관리자를 두지 않고 버젓이 영업하다 적발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최근 3년간 지역에서는 위험물 안전관리 감시대 근무 소홀로 4건이 적발됐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셀프주유소는 다른 주유취급소와 달리 시민들이 직접 주유를 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사고와 비상시 대처할 수 있는 안전관리자가 배치돼 있어야 한다”며 “셀프주유소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점검을 펼쳐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대 방재안전학과 송창영 교수는 “재난사고는 사소한 부주의로 많은 인명피해를 몰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현장점검과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적발될 경우 단순히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복 적발 시 더 강한 처벌을 할 수 있도록 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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