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최대 상권이었던 옛 명성, 다시 찾을 자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속절없이 무너져가던 광주의 중심상권, 충장·금남로가 다시 빛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는 이가 주목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충장1·2·3가 상인회장 정일성 씨(67).

제1대 충장1·2·3가 상인회장인 정 씨는 지난 2021년 취임했다. 그는 당시에는 구도심 공동화와 인구 감소에 코로나19까지 겹치는 최악의 상황이라 회장직을 선뜻 수락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충장로에서 사업을 한 지 약 50년, 반 세기를 이 곳에 몸 담았던 시민으로써 상권이 초토화 된 건 더 보기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가 회장직을 맡고 가장 시급하다 생각한 건 비어있는 점포를 다시 채우는 것이었다. 때마침 40년 경력 공인중개사인 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정 회장은 그간 쌓아온 인맥과 친분을 이용해 잠깐이라도 시간이 있을때마다 상가 건물주들을 만났다. 이들을 찾아 임대료 인하를 통한 상권활성화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세의 절반으로 내려달라는 요구에 처음에는 건물주들이 난색을 표했지만 끊임없는 설득 결과 3년이 지난 지금 충장 1·2·3가 건물주 약 110명 중 70명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면서 공약으로 내걸었던 △공영주차장 조성 △우체국 사거리 미디어 윌 설치 △하수구 악취 해결 등도 동구청 등 지자체와 소통해 나갔다. 16일 30년 숙원사업이었던 금남로 1가 공영주차장까지 개방되며 모두 이뤄냈다.

이같은 노력은 지난 2분기부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충장로·금남로 지역 중대형매장 공실률은 25.34%다. 이는 지난 2022년 1분기(24.03%) 이후 9분기 만 최소 공실률이며 올해 1분기(31.02%)보다는 무려 5.68% 낮아진 수치다.

정 회장은 이후 나올 조사도 유의미한 결과를 보일 것이라 장담하고 있다.

최근에는 복합쇼핑몰에 대비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에 분주하다. 무작정 반대하기 보다 광주 중심상권이었던 이곳만의 특색을 살려 지역민·관광객의 발길을 이끌겠다는 포부다. 그가 제시한 방안은 △사후 면세점 활성화 △우체국 사거리 만남의 광장 조성 등이다.

정일성 회장은 “고향이 광주인 지인이 3년 만에 충장로에 방문해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시내’라고 하면 누구나 알 만큼 곳이 메인 통로마저 공실로 넘쳐나는게 부끄럽고 속상했다”면서 “중심인 1·2·3가를 활성화시키면 주변의 웨딩·예술의거리·충장 4·5가·지하상가·귀금속거리도 활성화될거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생 전부를 보낸 충장로를 다시 살리는 것을 내 인생 마지막 목표로 삼고 상인·건물주들과 뭉쳐 노력하겠다”며 “광주시·동구에 많은 지원과 관심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