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를 다녀오고 베푼 것보다 배우고 온게 더 많았어요.”

조선대학교 K-컬처공연·기획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강서윤씨(21)는 지난해 2월부터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라이베리아에서 1년간의 해외 봉사활동을 마치고 올해 2월 귀국했다. 그가 1년간의 휴학을 결심하고 해외 봉사를 떠나게 된 이유는 대학 생활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고교시절 강씨는 동아리에서 댄스팀장과 영상팀장을 맡으며 ‘2040 광주플랜 UCC 공모전’을 수상하고 정부의 청소년 프로젝트 ‘나는 청소년이다’에서 우수한 성과를 이루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쌓아왔다. 하지만 대학 입학 후 더 넓은 세상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게 됐다.

그는 “고등학교 때는 여러 공모전에서 상을 받으며 스스로가 특별하다고 생각했지만 대학에 오니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많았다”며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모습들을 보니 지금껏 이뤘던 게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진로와 목표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강씨는 자신의 삶을 한번 되돌아보고자 학교를 휴학하고 해외 봉사를 다녀오는 것을 택했다.

강씨가 도착한 라이베리아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이었다. 내전의 후유증으로 인해 폐교된 학교들이 많았고, 국가 최고 수준의 대학교조차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그는 “처음 도착했을 때 마약과 성추행 등에 노출된 아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며 “전반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생활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이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막막했다”고 전했다.

강씨는 현지에서 영상과 댄스, 한국어를 가르쳤고 인성교육과 예절교육도 병행했다. 대상은 어린이부터 대학생까지 연령대가 매우 다양했으며, 현지의 장관이나 외국인 사업가의 자녀들도 참여했다. 하지만 현지의 낮은 교육 수준과 정반대의 문화 차이는 강씨에게 큰 어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는 “처음에는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에 적응돼 있어 라이베리아 사람들의 느긋한 성격이 너무 답답했지만 적응하고 나서부터는 너무 급하게 살아오면서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삶을 되돌아보기 위해 라이베리아로 떠났던 강씨의 경험은 진로를 확고히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예능 PD가 꿈이었는데, 현지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그들의 삶을 영상에 담고 싶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며 “앞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귀국 후 강씨는 봉사활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이 해외 봉사에 나설 수 있도록 단체와 연결해주고 사회적 가치 공유를 목표로 하는 ‘블루밍 후원회’를 설립했다. 현재는 화순 지역의 청년들과 함께 노인정을 방문해 봉사하거나, 지역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봉사를 통해 베풀기보다 오히려 지금껏 누렸던 것에 감사하고 절제력을 기르는 등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왔다”며 “국내에서도 소외되는 사람이 없이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