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으로 암이 발생하는데 20~30년이 걸린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이를 억제하는 유전자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암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암세포는 분열을 시작하면 분열 속도가 빨라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자 암(癌)은 병들어 기댈 녁과 바위 암이 산(山) 위에 있어 바위들(品)의 위태로운 모습으로 보이는데, 바위처럼 딱딱한 종양이 있는 병으로 유추할 수 있다. 먹고(吃), 마시고(喝), 호흡(吸)하면서 3개의 입구(口)를 통해 오염들이 산처럼 쌓여 생긴 병을 의미한다.

영어로도 암(Cancer)을 살펴보자. 암은 게처럼 딱딱하고, 물면 놓지 않는 근성, 옆으로 이동하는 특징을 닮았다고 해서 게(crab)의 희랍어(karkinos)에서 칼시노마(carcinoma), 라틴어(cancrum)에서 캔서(cancer)가 유래됐다.

범죄자와 암도 닮은 점이 있다. 범죄자가 있어도 치안 당국이 건전하면 치안이 유지되는 것처럼,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종양 유전자가 활성화되더라도 종양을 억제하는 능력을 가진 종양억제유전자가 제 기능을 할 경우는 암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범죄자 수가 많아지거나 흉악해지고 있는데 경찰이 타락하면 사회가 혼란해지는 것처럼 많은 종양유전자가 활성화되고 종양억제 유전자들이 기능을 상실하면서 균형이 무너져 암으로 진행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왜 유방과 난소를 적출하는 수술을 받은지 아는가. 유전적으로 종양억제 유전자(BRCA)의 기능이 상실된 가족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유방과 난소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암의 예방을 위해 많은 여성 암 환자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수술을 받은 바 있다.

흡연으로 암이 발생하는데 20~30년이 걸리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범죄자나 조폭이 날뛰는데, 치안 당국이 부패해서 뇌물을 받고 이들의 뒤를 봐준다면 사회는 어떻게 되겠는가? 사회는 혼란의 도가니에 빠지게 될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많은 종양 유전자가 활개를 치거나 이를 저지하는 종양억제유전자가 무력해지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암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흡연은 회전식 연발총에 하나의 탄알만 장전하고 머리의 관자놀이에 총을 겨누어 방아쇠를 겨누는 러시안룰렛 도박 게임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암세포는 분열을 시작하면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므로, 1개가 하루에 한 번 분열한다고 하면 약 10억 개(직경 1㎝, 무게 1g)가 되는데 30일이면 충분하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건강검진 결과만 믿고 증상이 있어도 병원에 잘 가지 않기 때문에 다음 건강검진 사이에 발생하는 중간 암(interval cancer)이 많고, 진단과 치료의 기회를 놓치기 쉽다.

최철희 조선대 의대 약리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