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교에서 학생들의 정서행동특성 심층검사를 8명이나 의뢰했다. 학교에서는 매년 초등학교 1·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는 학생의 성격특성과 정서·행동 발달 경향을 이해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매년 실시되는 검사이다.

센터에서는 1차 검사결과 학교에서 의뢰된 관심군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2차 심층평가 및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88명을 지원했는데 지금 이미 그 인원을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작년보다 배가 넘어 폭증이라 할만하다. 검사결과와 면담과정을 통해 지속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학생, 부모의 동의를 얻어 센터에서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담당 직원은 이른 아침부터 학교로 출근을 해 학생들을 상담하고 점심 무렵 사무실에 들어온다. 아예 오후까지 학교에 있는 경우도 많다. 같이 얼굴 보기도 힘든 상황이다. 사무실에 지친 모습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너무 안타깝다. 학교에서 의뢰되는 정서행동 관련 상담의 내용은 다양하다.

중학교에 재학중인 남주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의 외도로 어머니가 집을 나갔고, 얼마되지 않아 새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다. 남주는 친어머니가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아버지가 노력하지 않고, 자신에게 이야기도 없이 새어머니가 생긴 부분에 대해서 불쾌한 감정이 많은 상태이다. 새어머니와 갈등이 자주 일어나고 있으며 그럴 때마다 방에 들어가서 커터칼로 자해를 하고 있다. 친어머니는 연락을 받지 않고 있으며, 남주는 우울과 불안이 심하여 학교에서 정신건강의학과로 연계하여 현재 치료중이다. 학교에서도 내성적이고 말을 하지 않아 담임선생님께서 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변화가 보이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다.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나연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주변 학생들의 근거없는 소문과 괴롭힘으로 인한 심리적인 압박으로 우울·불안이 심해졌으며, 공황증상이 나타나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요즘은 SNS에 익명으로 성과 관련된 질문을 하거나 욕설을 하는 등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상에서 피해가 증가하여 약물치료와 상담 진행중이다. 어머니도 일을 그만두시고 내담자를 돌보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주변 친구들의 소문과 온라인 상에서 익명으로 행해지는 물증없는 괴롭힘들로 인하여 크게 좌절을 느끼시고 내담자와 함께 어머니도 약물치료 중이다.

고등학생인 현수는 한부모 가정으로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좋아해서 축구선수가 꿈이었다. 중학교 때 친구들과 놀다가 집으로 가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발목을 다쳤다. 후유증으로 선수생활이 어려울 것 같다는 의사 소견을 듣고 꿈을 접게 되었고, 이후 방황하며 만난 친구들과 밤늦게 오토바이 절도, 무면허 운전 등으로 문제행동을 많이 일으켰다. 어머니는 현수 대신 피해자를 찾아 사죄하러 돌아다니시고,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을 많이 하다가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까지 하셨다. 현수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문제행동은 줄어들었으나, 어머니는 건강 이상으로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자신의 과거 잘못으로 인해 우울, 불안 및 죄책감이 심하며 어머니 몰래 밖에서 자해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청소년기는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는 시기로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탐구하는 기간이다. 이때 가족, 친구, 사회적 기대로 인한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과도한 공부와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 진로, 친구관계 등이 청소년들이 흔히 겪는 어려움이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성인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성가족부, 광주시와 광주 북구는 청소년들의 정서적·정신적 건강한 성장을 위해 우울·불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고위기 청소년 집중심리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교육청의 치료비 연계와 청소년들의 면밀한 정서 상태 확인과 문제해결을 위한 종합심리검사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위험환경 노출을 막기 위해 각급 학교로 찾아가 학교폭력·자살·자해 예방교육을 하고 있으며, 고위기 청소년들에게 자살·자해 청소년 대상 집단상담 등의 전문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정서적 문제나 자살·자해와 같은 어려움을 아예 원천 차단은 할 수 없다. 우리 청소년들이 자신의 마음을 돌볼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건강한 식습관, 충분한 휴식, 꾸준한 운동, 취미활동 등은 정신건강을 증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 관리 기술을 배우고, 필요할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이들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과 관심이 청소년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