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한 이야기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신작 ‘ 퀸의 대각선’ 을 내놨다.

‘개미’를 비롯해 ‘나무’, ‘신’ 등 상상력이 돋보였던 앞선 소설들과는 결이 다르다. 체스와 세계사를 소재로 앞세운 한 편의 ‘스파이 소설’이다.

개인의 뛰어난 역량이 인류 진보의 원동력이라고 여기는 모니카와, 함께 뭉친 집단의 힘이 역사를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니콜, 두 여성이 국제 정치 무대에서 격돌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모니카는 무리 짓는 행태를 혐오하고 혼자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그녀는 개인에 대한 믿음이 강한 서구권의 정보기관들인 영국 MI5와 미국 CIA에서 활동하게 된다.

니콜은 혼자 있기를 두려워하며 다른 이들과 함께 있을 때 고양감을 얻는다. 그녀는 집단이 강한 성향의 진영인 IRA와 KGB에서 강력한 개인에게 핍박당하는 군중을 해방하고자 한다.

소설은 핵 위기부터 무장 집단의 테러, 종교 분쟁처럼 실제로 존재했던 사건들이 이 두 전략가의 손에 의해 계획됐다고 가정한다. 상상과 역사가 교묘하게 엮인 이야기는 목숨을 건 전투와 속고 속이는 음모, 아찔하고 위험천만한 모험속으로 안내한다. 두 여성 인물의 대범하고 쾌감 넘치는 활약과 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매끈하게 엮어 내는 베르베르의 솜씨는 그의 특기가 눈을 사로잡다.

이나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