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무장애 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무장애 시티투어’가 보여주기식 사업에 그치면서 결국 혈세만 낭비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동권 보장을 위해 도입한 ‘휠체어 리프트 버스’의 경우 수익성과 이용객 부족으로 2년여 만에 운영이 중단되는 등 인권도시 표방을 위한 구색 맞추기용에 불과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남도 역시 ‘무장애 관광 코스’를 폐지, 교통약자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의 예견된 결과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31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최근 2년간(2022~2023년) 광주시 무장애 시티투어 이용객은 총 300여명으로 집계됐다.

시는 무장애 시티투어 운영을 위해 지난 2021년 3억 2,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휠체어 리프트 버스 1대를 구입했다.

시티투어 전용버스는 휠체어 전용 2석을 포함해 총 20석으로, 수어와 다국어를 포함한 디지털 가이드를 도입해 운영했다.

하지만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을 통한 관광 활성화라는 당초 목적과 달리 무장애 시티투어 이용객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전용버스 운전기사 채용난에 운영 초기에만 잠시 운행됐을 뿐 운영 횟수는 현재까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버스는 다른 고속버스에 비해 길이가 길어 사고 위험이 높아 기사들이 운행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시는 2022년부터 전용 버스기사 구인 공고를 냈으나, 지원자가 없어 2년여간 방치하다 결국 올해 1월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도가 운영하는 시티투어인 남도한바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 4년간(2020~2023년) 14억 7,8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남도한바퀴는 5만 2,304명이 이용했다.

28개의 코스로 운영되는 남도한바퀴는 2022년부터 한 코스를 무장애 코스로 운영했지만 신청 인원은 전무했다.

당시 위탁 업체인 금호익스프레스는 예약자가 없다는 이유로 휠체어 리프트 버스 수요가 있는 다른 지역에서 운행했다.

특히 남도한바퀴 무장애 코스의 출발·도착 지점은 광주 유스퀘어로, 전남지역에 거주하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에게는 거리가 멀어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도는 휠체어 리프트 버스가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 차량을 폐차하고 올해부터 무장애 코스 운영을 중단했다.

결국 제대로된 수요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보여주기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영준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시·도 시티투어 모두 휠체어 리프트 버스 운행과 무장애 코스를 운영했는데도 장애인들의 수요가 없었다”며 “졸속으로 추진한 사업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 분석도 하지 않고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장애 코스를 폐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홍보도 부족했다”며 “무장애 시티투어가 본래 취지와 다르게 장애인에게 외면받은 사업으로 전락한 점에 대한 원인 파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전남 시·군에 거주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광주에서 출발하는 무장애 코스를 즐기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무장애 시티투어의 단점을 보완한 ‘관광취약계층 행복여행활동’ 지원사업은 접근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여 취약계층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휠체어 리프트 버스는 운행기사도 모집이 안됐고, 시티투어 운행사 자체를 구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등 차량을 운행하기엔 여건이 안됐다”며 “보호자까지 동반 탑승해야 하다 보니 차량 좌석이 부족해 인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휠체어 리프트 버스는 운영이 중단됐으나 무장애 코스에 참여하고 싶다는 문의가 오고 있다”며 “이동 편의상 주로 단체 단위로 신청을 하기 때문에 수요를 우선 파악한 후 올 하반기부터 무장애 코스를 새롭게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