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주·전남 고용시장 지표가 역대급 호실적을 나타냈지만 고용의 질은 뒷걸음친 것으로 나타났다.

20~40대 청·장년층 취업자와 비교적 근로 처우가 나은 전일제 근로자는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노인·단기 일자리만 양산됐다는 지적이다.

15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광주·전남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 취업자 수는 77만 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023년) 대비 6,000명(0.7%) 늘어난 것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 수준이다. 고용률 또한 역대 가장 높은 60.6%를 기록했다.

단순 지표상으로는 고용시장에 견조한 흐름이 이어진 듯 하지만 실제 일자리의 질은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광주의 50대 취업자는 20만 2,000명으로 7,000명(3.3%) 늘었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1만 3,000명(8.5%) 증가한 15만 9,000명으로 각각 역대 최대치다. 전체 증가량보다 3배 넘는 노인일자리가 늘어난 것이다.

반면 20대 취업자는 9만 3,000명으로 전년 대비 5,000명(5.0%) 줄었고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40대는 8,000명(4.0%) 감소했다. 통계이래 가장 적은 수다. 30대는 작년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전남은 연령별로 더 불균형한 모습이다.

같은기간 전남 취업자 수는 100만 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 5,000명 감소했지만 역대 세번째로 많은 수다. 고용률은 66.1%다.

연령별로 30대·40대가 각각 4,000명(2.7%)·7,000명(3.7%) 씩 줄었다. 전남에서는 비교적 젊은 나이인 50대도 2.4%(6,000명) 감소하는 등 30~50대 일자리만 줄어들었다. 20대와 60세 이상은 보합세지만 각각 역대 최저·최대 수준이다.

평균 취업시간이 줄고 단시간 노동자만 늘어난 점도 고용의 질 후퇴를 증명한다.

36시간미만 취업자는 광주 5만3,000명, 전남 5만1,000명 많아졌다. 36시간은 단시간 근로자와 전일제 근로자를 나누는 일반적인 기준이다. 단시간 근로자는 전일제 근로자보다 상대적으로 임금이나 근무 환경 등이 열악한데 지역 전체 일자리 3개 중 1곳이 단시간 일자리다.

주당 1~14시간으로만 일하는 ‘초단기근로자’도 각각 8,000명·7,000명씩 증가했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