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구 증가와 식습관 변화 등으로 지난해 광주지역 청소년 10명 중 4명 이상이 ‘주 5회 이상’ 아침식사를 거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아침식사 결식률이 지난 2021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결식 원인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과 함께 지역사회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이 질병관리청의 ‘제20차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지역 청소년들의 아침 결식률은 44.4%로 집계됐다. 광주지역 전체 중·고교생 중 거의 절반 가량이 아침을 거르고 있는 것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38.7%, 2022년 39.3%, 2023년 43.2%로 매년 상승세를 보였다.

광주 청소년 아침 결식률은 전국 평균(42.4%)보다 2.0%p 높았고, 지역으로 보면 대전과 전북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아침식사 결식은 청소년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조언하고 있다. 아침 식사를 자주 거를수록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 증가를 초래하고, 이로인해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불규칙한 식습관을 형성해 점심과 저녁 과식을 유발하고, 열량이 높은 간식 섭취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기도 한다.

이처럼 아침 식사를 거르는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배경에는 맞벌이 가구 증가와 경제적 요인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입시를 강요하는 학교 문화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20년부터 광주시교육청이 오전 9시 등교 원칙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고교학교에서는 조기 등교를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모임은 청소년 결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보건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남교육청은 지난해 4월부터 아침 프로그램과 연계해 간편식을 희망하는 초·중·고 107교, 약 8,5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아침 간편식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전남교육청이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아침 간편식 사업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학생의 86%, 학부모의 88%, 교직원의 87%가 아침 간편식 사업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광주교육청도 올해 처음으로 3개 학교를 대상으로 아침 간편식 제공 사업을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시민모임은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3개 학교 시범사업으로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려운데다 조기 등교 지도 점검과 9시 등교 정상화 등 결식 원인에 대한 다각적 분석과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환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