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연고로 하는 광주FC 소속 선수들이 뛰는 축구장 잔디 상태가 심각하게 훼손됐다.

광주월드컵경기장과 광주축구센터 잔디는 곳곳이 패이고 메말라 흙이 겉으로 드러났다. 상태가 좋지 않은 잔디 때문에 훈련 중 부상을 입는 선수들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광주월드컵경기장과 광주축구센터는 광주FC 선수들이 훈련하는데 쓰이는 구장이다.

특히 광주월드컵경기장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가 오는 17일 열릴 예정인데, 이같은 국제경기가 열리는 것은 2004년 7월 한국과 바레인간 친선 경기 이후 20년 만이다.

그럼에도 광주시체육회는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ACLE가 열리기 2개월 전 싸이 흠뻑쇼를 강행했다.

수년간 광주월드컵경기장이 활용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서 콘서트 대관을 허용했다는데, 사후 관리 등 잔디 상태를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싸이 흠뻑쇼의 콘서트 대관료는 5억원이다. 대관료 외에도 시체육회는 사용자가 잔디를 사용하다 훼손할 경우 배상하도록 조건을 뒀다.

하지만 관객을 포함해 콘서트 무대가 설치된 부분 등 잔디 훼손이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시체육회가 받은 것은 1,000만원 상당의 영양제였으며, 별다른 요구도 하지 않았다.

광주축구센터 잔디 상태도 별다를 바 없다. 이곳은 수년 전부터 배수 문제가 터진 곳이다.

관리 주체인 광주FC는 올해 2~6월 3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는데, 2개월 만에 똑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전문가들은 잔디 설계부터 답압, 기후 환경 여러 원인을 지목했지만 광주FC는 아직 원인 파악도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광주시체육회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잔디 훼손의 원인은 기후 탓이라고만 하고 있다. 광주월드컵경기장과 광주축구센터 잔디는 모두 ‘켄터키블루그래스’다. 한지형 잔디로 여름철 기온에 약한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잔디가 약해진 상태에서 대규모 콘서트를 강행한 것이 문제가 없다며 외면하는 모습은 이장폐천 행위로 보일 수밖에 없다.

관리주체들은 지금이라도 정확한 원인 파악과 관리법을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의 구장 활용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