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비인기 구단이었지만 ‘정효볼’ 돌풍으로 지난해 구단 사상 역대 최고 성적인 K리그1 3위에 오르면서 팬들을 웃음 짓게 했던 팀이 있다. 바로 광주FC다.

2021년 K리그1 최하위에 그쳤던 시민 구단 광주는 이듬해인 2022년 이정효 감독 부임 후 강력한 압박과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공격 축구를 구사하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당시 이 감독은 K리그2 우승으로 승격을 일궈내며 축구계의 판을 흔들었다.

K리그1 3위에 올랐던 지난해,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포함한 광주의 전체 연봉은 59억 5,067만 6,000원으로 K리그1 12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열악한 시민구단이 쟁쟁한 기업구단들을 제치고 상위권에 오르는 ‘가성비 갑’운영을 한 것이다. 이는 감독과 선수단의 투지가 만든 열매였다.

하지만 열악한 재정상황 속 지속적인 강팀이 될지는 물음표로 남았고 결국 올시즌에는 파이널B에서 강등 전쟁을 치르는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 31라운드를 끝으로 광주FC는 현재 승점 40점(13승1무17패)으로 리그 7위에 놓여있다. 지원도 부족하다 보니 팀의 성장속도도 더딜 수 밖에 없었다. 상위 스플릿으로 분류되는 6위 FC서울(승점 44)과는 승점 7점 차다.

이미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광주는 팀 재정이 열악한데다 주축 선수들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시즌을 앞두고 이순민(대전하나시티즌), 엄지성(스완지 시티)등이 차례로 새 둥지를 찾아 떠나면서 선수층이 얇아졌다.

여기에 광주는 올해부터 시행된 K리그 재정 건전화 규정을 위반하면서 여름 이적시장에서 추가 선수 영입을 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선수 영입이 안 되면 기존 선수들을 1%라도 끌어올려 성장시켜 활용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파이널A에 진출하는 기적은 없었다. 여름 이적시장 금지, 재정을 맞추기 위해 스타플레이어인 엄지성까지 이적시켰지만 짧고 굵게 날아보지도 못한 광주다. 일단 B스플릿에서는 최상위에 오른 광주는 1부리그 잔류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ACLE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정효 감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조혜원 문화체육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