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가 시민과 관광객들의 뜨거운 성원 속에 닷새간 여정을 마무리했다. 축제 기간 광주 도심 전체는 인파로 들썩였고 전 세대가 화합하는 ‘글로벌 축제’로 발돋움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축제기간 길거리 음식부스에서 판매된 ‘해물파전 한 장 2만원’, ‘통돼지 바비큐 400g 4만원’ 등 값비싼 음식과 손님 응대 서비스, 떨어지는 음식 퀄리티 등은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음식부스를 찾은 시민들은 “이 돈이면 파인다이닝을 가고 말지, 음식 부스가 충장 축제를 다 망쳤다”면서 혹평을 쏟아냈다.

취재 결과, 해당 부스들은 관할 구청에 별도로 신고하지 않고 길거리나 주차장 등에서 불법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이들은 합법인 마냥 충장축제 공식마크를 달고 버젓이 운영하면서 시민들에게 축제에 대한 불쾌한 인상을 심어줬다.

관할 지자체인 동구의 늑장 대응도 아쉽다. 동구는 해당 부스에 대한 언론보도와 민원이 제기되고 나서, 축제 이틀째인 지난 3일 오전 단속에 나섰고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미 수많은 지역 축제에서 ‘바가지 논란’은 숱하게 반복돼 왔다. 지난해 4월 한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영양 산나물 축제’에 참여한 출연진이 상인에게 옛날과자 1.5㎏을 7만원에 구매하는 장면이 방송되면서 가격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결국 동구가 충장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민간 업체의 바가지 요금을 근절하기 위한 관리·감독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충장축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명예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될 만큼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면 당연 많은 인파가 몰리겠지만, 단순히 방문객 수를 채우는 것에 급급한 탁상행정만으로는 축제의 명성을 유지할 수 없다.

방문객들이 축제를 찾아 한번이라도 바가지 요금을 경험하면 축제의 신뢰도는 물론 지역의 이미지까지 실추시킬 수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서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 체계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