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시도 기업도시에 조성 예정인 녹색융합 클러스터가 당초 100% 국비사업에서 국비 50%·지방비 50% 매칭사업으로 변경될 위기에 처하면서 사업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세수 결손 등에 따른 각종 사업예산 축소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정부가 재정이 열악한 지방에 수백억원에 이르는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3일 전남도에 따르면 솔라시도 기업도시 구성지구에 추진중인 녹색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지난 2022년 대통령 균형발전 지역공약 및 국정과제에 반영돼 가시화됐다.

환경부 주관으로 현재까지 3차에 걸쳐 진행중이며, 1차는 인천시(창업벤처), 대구시(물 클러스터)가 국비 100%를 지원받아 사업을 완료했다. 2차는 부산시(Post-플라스틱), 광주시(청정대기), 포항시(전기차 폐배터리), 제주(자원순환기술), 춘천시(수열)가 국비 100%로 사업을 진행중이거나 완료했다.

이어 올해 3차 사업지로 해남군(태양광 사용후 패널), 보령시(바이오 에너지), 구미시(폐 반도체)가 선정됐다.

해남 녹색융합 클러스터는 태양광 사용 후 패널의 재처리 기술 연구개발과 실증화, 판로 개척 등 전주기 지원시설 구축을 골자로 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총사업비 450억원을 투입해 솔라시도 기업도시 3만4,000㎡ 면적에 조성할 계획이다. 클러스터 내에는 R&D(연구개발) 시설과 실증 테스트베드, 시험·인증센터, 기업지원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태양광 발전 보급이 증가하면서 사용후 패널 발생량 또한 급증 추세를 보이면서 2029년에는 전국적으로 6,796톤의 사용후 패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사업은 태양광 사용후 패널 재활용 및 재이용 기반 기술과 산업을 육성하는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자원순환 경제를 구축하고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에 전남도는 2025년 정부 예산안에 녹색융합 클러스터 조성 실시설계비 15억원을 반영했고, 내년 12월까지 기본 실시설계를 마무리 하고 2026년 착공해 2028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내년부터 국비 100% 사업을 매칭 사업으로 변경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총사업비 450억원 중 225억원을 전남도와 해남군이 부담해야 하는 지방비 매칭으로 사업을 추진하게되면 조성 비용뿐 아니라 운영·관리비 등까지 지자체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전남도와 해남군이 착공과 완공에 이르는 2년 동안 연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수립하는 게 쉽지않을 것으로 보여 원활한 사업 추진을 담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3차 사업 지자체인 해남과 보령, 구미시는 공동으로 전액 국비 100% 반영을 요청한다는 대응 방침을 세웠지만, 현실화 될지는 미지수다.

전남도 관계자는 “국가 주도 사업이기 때문에 국비 100% 사업으로 해야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재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국회의원들에게도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