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이 되며 한국 문학에 새로운 역사가 쓰였다. 한강 작가의 이번 수상으로 K-문학의 위상은 한 단계 도약하게 됐다.

나주시는 지난달 인문학적 가치 확산과 지역 문화의 활성화를 기대하며 타오르는 강 문학관을 개관했다.

지역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문학 작품을 읽어보라고 한다. 언어·비언어적 정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문학은 민족의 얼과 한을 담고 있어 그 가치가 크다.

타오르는 강 문학관은 나주지역 문학의 산실임이 분명하다.

한국 문학이 다시금 주목받는 시점에 맞춰 타오르는 강 문학관이 K-문학 르네상스에 발맞춰 갈 준비가 됐는지 점검해야 한다.

필자는 영산강 문화 연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타오르는 강 문학관의 방향성을 고민해왔다. 현재 형태로는 나주시의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타오르는 강 문학관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나주시에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타오르는 강 문학관을 작가와 교감하고 작품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야 한다. 문학관은 작품을 읽은 사람에겐 향수를, 읽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흥미를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단순 관람이 아닌 작품 속 배경이 되는 장소와 분위기를 직접 느끼고 다양한 자료 감상과 체험을 통해 작품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

영산강 문화 연구회 활동으로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작가 이효석 문학관을 방문했다. 소설의 배경지인 평창군 봉평면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장소들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논산시 ‘김홍신 문학관’에는 방문객들이 직접 글을 쓰고 작가의 작품과 나란히 남길 수 있는 체험형 공감 전시 이외에도 여러 전시 기획 공간이 구성돼 있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타오르는 강 문학관도 작가 소장품과 대표작 등을 비치하고 있다. 주민들을 위한 독서, 휴식 공간은 규모가 협소하고 작품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장소와 콘텐츠가 부족하다.

문학관 건물은 일제강점기 나주에서 가장 많은 농토를 보유했던 일본인 대지주의 가옥을 활용했다. 한국 근대사의 아픔을 겪은 민초들의 삶과 한을 형상화한 ‘타오르는 강’의 역사적 의미와 모순돼, 공간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두 번째로 방문객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문학관 주차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2층 다락방에 있는 독서·휴식 공간은 주민들이 여가와 힐링 공간으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문학관은 주민들의 여가와 정서적 힐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문학관에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과 편의시설을 갖춰 편리하고 접근성 좋은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

타오르는 강 문학관은 지역의 문화 예술 인프라를 확장하는 주춧돌이 돼야 한다. 문학관에 작가가 주민들과 소통하며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문하생 등 지역의 예비 작가들이 배우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지역 문학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

K-문학 도약에 발맞춰 나주시는 타오르는 강 문학관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지역 문학을 발전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