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수 결손을 이유로 지방자치단체에 지급하는 교부세를 일방적으로 감액, 가뜩이나 열악한 일선 시군의 재정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이른바 ‘지방교부세 임의삭감 금지법’이 잇따라 발의됐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입법조사처가 펴낸 ‘보통교부세 당해연도 미교부 현황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고흥군은 2023년 지방교부세 3,794억원을 교부받았고 이는 2022년 4,922억원에 비해 1,128억원이 감액됐다. 전년도 대비 22.92%의 보통교부세가 감소했다.

영암군은 2022년 3,613억원에서 2023년에는 825억원 감액된 2,788억원(-22.83%), 구례군은 2022년 2,145억원에서 2023년에는 436억원 줄어든 1,709억원(-20.33%)이었다.

또 해남군은 5,210억원에서 4,217억원(993억원, -19.06%), 신안군은 4,285억원에서 3,469억원(816억원, -19.04%)으로 각각 보통교부세가 줄었다.

2023년 재정자립도를 보면 고흥군은 10.80%, 영암군 11.10%, 구례군 7.70%, 해남군 9.60%, 신안군 7.80%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이들 지자체가 보통교부세마저 감액돼 재정 운영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 정부의 일방적 교부세 감액을 방지하는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돼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광주 동남을)은 대규모 세수결손으로 세출 삭감이 불가피해지면 정부가 추경안 편성과 국회 심의를 거치도록 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예산 편성된 지방교부세를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국회 심의 없이 정부가 당해연도에 미지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용 의원은 “정부가 국세 재추계 결과 세수 결손의 인식만으로 이미 예산이 편성돼 국회 심의를 통과한 지방교부세를 당해연도에 미지급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또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은 계상된 교부세의 100분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초과해 해당 연도의 교부세를 감액 조절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을 내놨다.

민주당 임광현 의원도 국세가 줄어들어 교부세를 조정해야 하는 경우에는 미리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와 관련, 입법조사처는 “당해연도 보통교부세 일부가 미교부되면 지자체는 편성된 예산을 집행할 자금이 부족하게 되고 지방재정의 예측가능성이 낮아진다”며 “보통교부세가 당해연도에 미교부되지 않도록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