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들의 오랜 숙원인 운전면허시험장 건립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비마저 크게 올라 국비 증액이 이뤄지지 않으면 애초 계획보다 규모가 크게 축소될 위기에 직면했다. 광역시에 들어서는 운전면허시험장임에도 불구 기존 나주 시험장보다 규모가 작아지고, 각종 특수면허 시험도 볼 수 없게되는 등 ‘반쪽’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국비 추가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정작 광주시는 “내년에 안되면 그만”이라며 느긋한 입장이다.

10일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광주 북구을)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전액 국비로 추진된 광주운전면허시험장은 2021년 실시설계비 20억원이 반영되면서 건립에 속도가 붙었다. 최초 290억원이던 총 예산은 2023년과 2024년 보상비가 추가돼 370억원으로 증액됐다. 주무 부처인 교통관리공단은 지난해 11월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지 내 지장물(수목) 소유자가 수용을 거부하면서 공사가 지연됐다.‘알박기’를 한 셈이다. 이후 공단이 지장물 소유자와 협의를 끝내 12월내로 철거가 이뤄질 예정이다. 문제는 이 지장물로 인해 1년여간 공사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으로 감리 방식이 비상주에서 상주로 변경돼 감리비도 1억5,000여만원에서 30억원으로 올랐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 및 건설노임 단가도 상승했다.

감리비와 원자재, 건설노임 단가 상승으로 인해 확보된 국비 370억원 이외에 추가 발생한 비용은 82억원에 이른다.이와 관련, 교통관리공단은 최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에 광주운전면허시험장 건립 비용 82억원 반영을 요청한 상태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국비 확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시험장 규모 축소는 불가피하다. 당초 행정동(본관·3층)과 시험동, 정비동 3개 건물에서 2층짜리 행정동 한 건물만 건립이 가능하다. 이럴 경우 지난해 11월 착공식에 밝힌 이용객(연간 50만명)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면허시험도 1종·2종·대형면허만 가능하고 제2종 소형(원동기), 대형견인 등 특수면허 시험은 불가능하다. 특수면허를 취득하려면 광주 시민들은 다시 나주운전면허시험장으로 가야한다.

전진숙 의원실 관계자는 “국비가 추가로 확보되지 않으면 시험장 규모는 1급지에서 2급지로 줄어들게 된다”며 “행안위, 예결위 위원들에 국비가 반영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광주시는 느긋한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국비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2025년도에 공사가 완료되기 힘들기 때문에 내년에 안되면 2026년 반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광주운전면허시험장은 북구 삼각동 418번지 일원에 연면적 4만512㎡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