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파행 및 의료개혁 과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엊그제 출범했다. 의대정원 증원을 놓고 장기간 이어져 온 의료파행이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터라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야당은 물론 의정 갈등의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가 불참한 터라 걱정도 앞선다. 하지만 의료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당장에 수능이 목전으로 정원 문제를 더는 미룰 수 없는 터라 일단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엊그제 열린 첫 여야의정 협의체에는 정부와 여당, 대한의학회, 의학전문대학원협회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지만 야당과 전공의 단체, 의협은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개문발차 형식이 됐다. 이를 두고 의료계 유일의 법정단체인 대한의협의 비대위 전환과 협의체 출범이 맞물리면서 비대위가 전공의들과 함께 협의체에 동참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오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특히 전공의 측은 내년도 의대 정원을 논의하지 않는 한 대화할 수 없다며 요지부동인 터라 전망이 밝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처음에 여야의정 협의체를 제안했던 민주당의 불참이 걸린다. 민주당은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 전공의 참여와 내년도 의대 정원 논의 없이는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의료계의 추가 참여'와 '정부의 태도 변화'를 향후 협의체 참여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개문발차를 한 야야의정 협의체가 '완전체'가 되기까지는 진통이 동반될 것이 불문가지다.

그렇지만 의료파행이 장기화되면서 국민들의 피해와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는 의료 대란 문제는 해결이 필수다. 협의체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의 참여를 위해서는 민주당이 전제조건으로 주장하는 '정부의 태도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년도 의대 정원과 관련해 정부가 전향적이고도 유연한 대화의 자세를 보일 필요도 있다. 무엇보다 참여 주체들 모두가 더 이상 국민들의 피해를 입게 해서는 안된다는 책임감으로 적극 대화에 나서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