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하는 이른바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광주 기초의원들도 불법 합성물의 표적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합성물 제작에 악용된 사진은 각 구의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증명사진으로, 광주 뿐만 아니라 서울, 부산 등 전국 각지 지방의원들을 상대로 한 딥페이크 협박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12일 광주 5개 자치구의회에 따르면 북구의회 소속 3명 의원은 지난 3일 각각 딥페이크 불법 합성 사진이 첨부된 메일을 받았다.

메일에는 ‘지금 당신의 법적증거(범죄증거)를 갖고 있고, 어떤 영향이 터지는지 잘 알고 있을거다. 문자보고 당장 연락하길 바란다’는 협박성 글이 적혀 있었다.

또한 각 의원의 얼굴을 합성한 나체의 남성이 여성과 누워있는 영상물이 캡처된 사진도 담겼다.

불법 합성물을 삭제해주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내용은 없었지만, 주로 30~40대 남성 의원들이 딥페이크 협박 메일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 북구의원은 “성명 불상의 발신자로부터 딥페이크 협박 메일을 받았고, 해당 메일은 스팸함으로 들어왔다”며 “메일을 보고나서 황당했고, 협박성 글에 오탈자가 있어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보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지만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 사안에 대해선 광주 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나 메일을 받은 의원들이 모여 앞으로의 대응을 어떻게 해나갈지 중지를 모아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광산구의회 남성 의원 3명도 딥페이크 협박성 메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구의원들이 받은 메일도 북구의원들과 같이 ‘범죄증거를 갖고 있다’는 글이 적혀 있었고, 사진에는 동영상 캡처본이 담겨 있었다.

광산구의회 소속 B 의원은 신원 불상의 발신자를 찾아달라며 광주경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경찰은 해당 메일을 발송한 누리꾼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 의원은 “구의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프로필 사진을 이용해 음란물을 합성했고,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이메일 주소로 협박성 메일을 보낸 것 같다”며 “해당 메일은 스팸함으로 왔다. 금전을 요구하는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구의회와 남구의회 소속 일부 의원들도 음란물을 합성한 사진과 협박성 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구의회는 협박성 메일을 받은 의원들의 명단을 확인한 후 경찰에 수사 의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동구의회에서는 딥페이크 협박 메일을 받은 의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들어 서울, 부산, 대전 등 전국 각지 남성 지방의원들이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이 담긴 협박성 메일을 받고 있다.

피해 의원들은 주로 여성이 아닌 30~50대 연령대의 남성 의원으로, 지역 각 자치구의회에서는 추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논의를 거쳐 경찰 수사 의뢰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광산구의회 뿐만 아니라 지난주 타 자치구의회에서도 고소장을 제출해 수사를 하고 있고, 이날 추가로 고소장이 접수됐다”며 “조직적인 범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IP 주소 등을 추적해 신속히 검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