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수확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산지 쌀값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한 채 정부 목표를 한참 밑도는 가격 수준에 머물고 있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그동안 각종 대책을 잇따라 발표했지만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남도 등은 올해 벼멸구 등 병해충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어 하락 폭이 멈출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으나 재고물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터라 가격이 안정될 지는 미지수라니 답답할 따름이다.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18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9%나 폭락했다. 벼 수확이 마무리되고 있지만 산지 쌀값이 정부 목표치인 20만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이같은 쌀값 수준은 지난 2022년 18만3,000원, 2021년 21만원, 2020년 21만2,000원 등 최근 5년새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산 농민들의 시름을 이해하고 남는다.

사실 쌀값 안정을 위해 그동안 정부는 농협을 통한 수매 등 각종 대책들을 내놓고 추진해 왔다. 정부는 오늘도 쌀값 하락세를 멈추기 위한 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그렇지만 이같은 대책들이 그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쌀값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쌀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데다 수입 쌀 수입량이 해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재고물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이유가 가장 크다. 수입쌀의 경우, 올해만 해도 지난해보다 65% 늘어난 30만톤 넘게 들어왔다니 놀랍다.

농림축산부는 수확기 대책 발표 후에도 시장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지난달 추가 대책을 내놨다. 올해산 공공비축용 산물벼 8만톤을 내달부터 전량 인수키로 했다. 정부의 벼 의무매입량도 산지 유통업체가 연말까지 의무 매입하도록 하는 추가 대책을 금명간 발표할 계획이라 한다. 그렇지만 쌀값 하락세를 멈추고 220만 농민들의 시름을 달래주기 위해서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더 늦기 전에 쌀 추가격리를 비롯한 보다 근본적이고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