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여 동안 우리나라 원화와 주식 가치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한 약세를 보이며 우리 경제의 취약성이나 경제 기초 체력이 저하한 것 아니냐는 우려들이 나온다. 수출 경쟁력 약화와 구조적 내수 부진, 그리고 고령화 등에 의한 것이 크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만 우리나라 원화와 주식 가치가 9% 가까이 뒷걸음친 것으로 분석됐으니 우려를 기우로만 치부하기엔 한가하다.

가장 대표적인 부문이 주식이다. 코스피의 경우, 지난 15일 기준 주가지수가 지난해 말보다 9% 떨어졌으며 특히 코스닥의 하락률은 20.90% 내렸다. 미·일·유럽·중국·대만 증시가 모두 오를 동안, 우리 증시만 폭락 수준의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해온 것이다. 세계 주요 40국 증시 중 전쟁 중인 러시아 다음 하락률 2위를 보였다. 미국 나스닥종합지수와 S&P500이 20% 넘게 폭등하고 다우존스도 15%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너무나 대비된다.

월화가치 하락 수준도 심각하다. 지난 15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00원선을 위협, 지난해 말보다 8.60% 올랐다. 올들어 달러 가치가 약 6% 높아지는 동안 원화 가치는 8% 떨어졌으니 변동 폭이 14%에 이른 셈이다. 원화 절하율이 유로·파운드·위안화보다 크게 웃돈다. 미국 경제 호황과 높은 금리 수준 등에 달러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다른 통화들이 약세를 보였다지만, 원화 가치 절하 폭이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도 일본 엔화 다음으로 컸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 디스카운트가 단기적인 자금 이동 결과로만 볼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출이 주력인 우리나라 경제 구조상 단기적 자금 이동의 결과가 아니라 반도체 등 수출 주력 품목의 경쟁력이 하락한데다 막대한 가계부채 부담 등에 짓눌린 구조적 내수 부진, 고령화 등이 종합적으로 잠재성장률을 훼손한 탓이 크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선 정부나 금융당국의 경제에 대한 상황인식 및 진단의 획기적 변화와 소비를 위축시키는 과도한 가계부채의 해결 등에 나서야 가능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