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백일해'로 입원 치료를 받던 생후 2개월 미만 영아가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부모들의 백일해 확산에 대한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광주·전남지역의 백일해 발생건수도 급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백일해는 성인의 경우, 감염이 되더라도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나갈 순 있다지만 면역력이 약한 소아의 경우 구토, 탈진, 합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크다.

백일해는 유행의 강도가 매우 높다. 전국적으로 백일해 전체 발생자 수는 15일 기준 총 3만3,000여명으로 이중 소아 청소년이 3만명을 육박, 90%가 넘는다. 광주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0배 이상 증가한 650여명을 육박한다니 놀랍다. 전남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 최근 5년간 백일해 발생건수가 15일 현재까지 1,400건을 훌쩍 넘어서는 등 심상치 않다. 전남의 인구 10만명 당 발병률이 77.36건으로 전국 평균보다 무려 13건 많나니 걱정스럽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백일해가 보르데텔라 백일해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연령이 어릴수록 사망률이 높다는 점이다. 광주의 경우 연령별로 보더라도 지난 5년간 발생 환자 중 0~9세가 121건, 10~19세 454건에 달하는 등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니 걱정이 크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법이 발전, 많은 환자를 찾아낼 수 있게 된 것이 환자 수 폭증의 원인이라는 진단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세균성 감염병이라는 차원에서 쉬이 취급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백일해는 예방 접종으로 면역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만큼, 조기 접종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생후 첫 접종 이전에 영아가 백일해에 대한 면역을 가지고 태어날 수 있도록 임신 3기 임신부의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시민들은 호흡기감염병 발생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일상생활에서 손씻기, 기침예절 준수 등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