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소멸 고위험지역 1위’, ‘재정자립도 최하위권’, ‘서울에서 가장 먼 지역’. 꼬리표 처럼 따라 다니는 신안군 현주소다.

하지만 최근 반전이 일어났다. 모든 여건이 최악인 신안군이 ‘살기좋은 도시’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신안군은 최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리브컴 어워즈 본선에 참가해 당당히 금상을 거머쥐었다.

전 세계 230개 도시가 공모에 참여해 30개 도시가 본선에 진출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대한민국에서는 유일하게 신안군이 참가해 성과를 거뒀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인한 리브컴 어워즈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세계 지방자치단체 혁신 사례와 리더십을 평가하고 시상하는 국제대회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살기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지속 가능한 정책들을 영어로 직접 발표했다.

신안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진단하며 장밋빛 미래를 소개했다.

도시공학과 지속 가능성 분야 석학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저탄소정책과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연금 혜택, 원격진료시스템에 관심을 보였다. 다양한 분야에 걸친 도시관리 기술 적용과 AI를 포함한 스마트한 디지털화 노력이 호평받았다.

‘신안에서 사는 것을 당당하게 만들겠다’는 신안군 정책이 인정받은 셈이다. 섬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주저없이 열어간 결과다. 남이 가지 않은 길,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과감하게 추진한 성과다. 공직자들의 ‘독창적이고 독보적이어야 성공한다’는 신념도 높이 살 만하다.

전국 최초 시행한 신재생에너지 개발 이익 공유제(햇빛연금) 성공 사례는 남이 가지 않은 길의 대표적 사례다.

풍부한 자연자원인 햇빛, 바람을 이용한 태양열, 풍력 사업의 개발 이익을 공유하는 햇빛연금은 지역에 사람을 불러 모으고 주민들의 행복 지수를 높였다.

군민에게 바람연금을 지급할 날도 머지않았다. 해상풍력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신안군은 오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할 계획으로 전력을 쏟고 있다. 성공가동 되면 4만명 군민에 개인당 연간 600만원의 바람연금이 지급된다.

신안은 세계적인 작가들에게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열정을 나눌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섬마다 하나의 미술관, 박물관, 예술작품을 설치하는 ‘예술섬 프로젝트’에 월드클래스로 불리는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어서다.

최근 ‘예술섬 프로젝트’의 첫 결실인 대지의 미술관이 도초도에 문을 열었다. 최초 계획에서 설치까지 6년이 소요됐다.

대지의 미술관은 도초도의 생태와 자연환경에 아이슬란드계 덴마크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 ‘숨결의 지구’(Breathig earth sphere)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명소로 거듭났다.

제임스 터렐(노대도), 영국 조각가 안토니 곰리(비금도) 등 작가들과도 예술섬 조성을 위해 협의 중이다.

하나의 섬에 꽃과 나무, 숲을 조성하고 정원을 만드는 ‘바다 위의 꽃 정원’ 사업도 살기 좋은 도시, 신안을 이끄는 프로젝트다.

계절을 달리해 피는 꽃을 테마로, 모든 섬 전체를 품격 있는 정원으로 일군다는 신안군의 목표다.

꽃과 나무가 흐드러지고 문화와 예술이 꽃피는 신안이 국내외 문화, 예술 요람으로 자리매김 됐다.

스마트한 전략과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한 정책은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군민을 풍요롭게 만드는 마중물임이 틀림없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호흡하며 공존하는 ‘살기 좋은 도시, 신안군’의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