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옛 방직공장 터에 들어설 ‘더현대 광주’ 복합쇼핑물에 대한 건축 인허가 절차가 관할 자치구의 권한 남용으로 인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축 허가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TF팀을 구성한 북구가 4차례의 회의에도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서류 보완 요청만을 반복하고 있어 개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북구 등에 따르면 북구는 개발행위에 따른 건축물·기반시설 설치의 적정성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TF팀을 구성했다.

TF팀에는 9개 부서 16개팀이 참여하며, 지난달 10일부터 4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

더현대 광주 법인은 지난 2월 28일 북구에 건축허가를 접수했고, 북구는 교통, 환경, 재해, 방재 분야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는 부지는 다음 달 목표로 해체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TF팀 회의에서는 건축 허가 타당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서류 요청, 검토만 이뤄질 뿐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북구 안팎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몸집 키우기를 위한 전략적인 행보가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미 광주시장 출마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인허가 절차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며, 동등한 위치로서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특히 더현대 광주는 오는 7월께 착공해 2027년 말 완공될 예정으로, 인허가 절차가 늦어지면 착공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정훈 북구의회 의원은 최근 본회의 구정질문에서 ‘더현대 광주’의 인허가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신 의원은 “‘더현대 광주’ 개발과 관련해 구청의 인허가 과정에서 법적 권한을 넘어선 검토와 불필요한 서류 보완 요구가 반복되면서 인허가가 지연되고 있다”며 “시민들의 문화생활 편의 증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허가는 건축물의 건축, 토지의 형질변경 등 특정 행위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제한된 권한이다”며 “하지만 북구는 허가의 직접 대상이 아닌 영역까지도 포괄적으로 검토해 허가권자의 권한을 벗어난 분석 범위까지 설정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 2월 28일 더현대 광주 측에서 인허가 신청했으나, 법적으로 제출 의무가 없는 서류까지 추가로 요구하며 이달 21일까지도 내용 보완 요청만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북구는 ‘더현대 광주’ 인허가 지연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더현대 광주’는 광주에 처음 들어서는 초대형 복합쇼핑몰로, 교통·재해·환경 등 시민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법령에 따른 종합적이고 신중한 검토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TF팀 모든 과정은 국토계획법과 교통영향평가 지침 등 법적 기준에 따라 진행하고 있으며, 사업자가 제출한 교통영향평가서에는 프로야구 경기가 있는 날의 교통량과 누문 구역 등 다수의 대규모 개발 사업이 반영되지 않아 보완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북구 관계자는 “시민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교통, 재해, 환경 분야에 대한 검토 및 보완 요청은 법적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이뤄진 정당한 행정행위”라며 “이는 사업 지연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세대의 안전과 편의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09년 유스퀘어 문화관이 개관할 당시 일대 교통이 마비됐었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이번 복합쇼핑몰의 경우에는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구는 건축허가와 관련해 35개의 유관 기관 및 부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보완사항 이행, 협의가 마무리되는 즉시 건축허가를 처리할 계획이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