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기념해야 할 5·18기념재단이 5·18 유공자인 차명숙씨의 피해 사실을 왜곡한 내용이 담긴 작품에 5·18문학상을 수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5·18기념재단은 사과문을 통해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이자 유공자인 차명숙씨가 겪은 5·18 당시 피해 사실을 왜곡한 서술이 포함된 도서를 5·18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며 “이로 인해 차명숙씨에게 깊은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5·18기념재단은 지난 2006년부터 한국작가회의, 계간 문학들과 공동으로 5·18문학상을 운영해왔다.

문제가 된 작품은 2022년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고영서 시집 ‘연어가 돌아오는 계절’에 수록된 작품 해설로, 해당 평론에는 차명숙씨의 피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단 측은 해당 도서가 2021년에 출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상작 선정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원순식 이사장은 피해 당사자인 차명숙씨의 문제 제기가 있기 전까지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대해 원 이사장은 “5·18 피해 당사자를 존중하고 유공자를 예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내용이 포함된 시집에 5·18문학상을 수여했다”며 “고통받고 있는 당사자에게 또 다른 피해를 준 것은 재단의 중대한 잘못이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재단은 문제 인지 직후인 지난해 8월 작가, 평론가와 함께 차명숙씨를 만나 사과했고 피해 당사자의 요구 수용과 진심 어린 사과를 위해 노력해왔다.

5·18기념재단은 △5·18문학상 수상작 선정 과정 강화 △5·18 당사자 보호 및 왜곡 대응 체계 구축 △사과문 공고 게시 및 정정보도 요청 등과 같은 조치를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원순석 이사장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고문 등으로 상처를 입으시고, 40여년 동안 사실과 다른 내용의 확산으로 또 다른 고통을 겪으신 차명숙씨에게 사과드린다”며 “5·18기념사업이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피해 당사자와 유공자를 존중하며, 매사 면밀하고 신중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