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썽사나운 민주당 전남도당의 태클



지역 사회를 슬픔과 충격에 빠뜨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이 전남도를 향해 거친 메시지를 날리고 전남도가 이에 대응하면서 도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전남도당의 뜬금없는 선전포고는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김영록 도지사 견제용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면서 전남도당에 곱지 않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남도와 민주당 전남도당이 때아닌 공방을 벌인 것은 김영록 도지사가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원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하자 전남도당에서 희생자 수습과 사고 원인 규명 등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에서 전남도가 추모공원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히면서다.

전남도당은 지난 9일 논평을 내고 “전남도의 추모공원 추진은 희생자와 지역 사회 공감대 없이 전남도 주도로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다. 보여주기식 외형적 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참사 대책의 본질과 거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전남도는 즉각 반박했다. “추모공원은 유가족 대표단과 협의한 사안이며 국토부와도 협의한 것이고, 심지어 이재명 대표에게도 보고된 내용”이라며 당연히 사고 수습이 마무리된 후 유가족과 국민의 뜻을 받들어 조성 시기, 규모 등 세부적인 추진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일단락된 듯하던 두 기관의 성명전은 14일 주철현 전남도당위원장이 “도민 안전대책이 마련이 먼저 추진돼야 한다. 무안과 여수공항의 근본적인 안전대책이 먼저였어야 한다”라며 직접 비판에 나서면서 격화했다.

함께 뜻을 모아 협력해도 모자랄 판에 전남도와 전남도당이 엇박자를 내자 비판 여론이 비등했다. 더구나 전남도당이 대변인단 명의로 발표한 성명이 정작 대변인단 일부는 성명 내용조차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당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전남도의 추모공원 조성 추진에 대해 “전남도당이 무리하게 태클을 건 것”이라거나 “주철현 위원장이 전남도지사 선거를 염두에 두고 경쟁자인 현 도지사를 견제한 것”이라는 등의 분석도 나왔다.

전남이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경선 승리가 사실상 본선 승리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치인으로서 경선을 의식한 행보는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지만, 정치인들은 지역민 아픔마저 유불리를 따져 공격의 소재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도민의 목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