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일 기습적인 비상계엄 선포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늦어지면서 국민의 답답함이 더해가고 있다. 헌재는 애초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최우선 해서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윤 대통령보다 늦게 탄핵 소추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심판 판결을 먼저 하면서 '선입선출'의 원칙과 헌재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국민의 비판을 자초한 셈이다.
특히 한 권한대행의 탄핵 소추가 기각되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해석과 추측이 난무하면서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선고 기일이 장기화하면서 전원일치 의견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데서부터 재판관의 의견이 첨예하게 나뉘고 있어 늦어지고 있다는 전망까지 진영에 따라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8대0으로 인용될 것이라거나, 5대3으로 기각 될 것이라는 등 정확한 근거 없이 희망 섞인 예측만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한덕수 대행의 탄핵 기각을 놓고도 여당은 '야당의 무리한 입법 폭거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로 평가하고, 야당은 '결정을 존중하지만, 위헌을 인정하면서도 파면 사유가 아니라는 판단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많은 의원이 너도 나도 나서서 '파면' 혹은 '기각'을 주장하며 헌재를 압박하고 거칠고 험한 말로 상대 당을 공격하는 등 정쟁이 격화하고 있다. 권한대행의 결과에 대해서 이 정도니,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갈등과 대립이 빚어질 게 뻔하다.
이 모든 혼란과 갈등을 끝내는 것은 헌재의 빠른 판결뿐이다. 헌재의 선고가 지금도 늦었지만, 더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게 국민 대다수의 요구다. 마침 이제는 헌재의 탄핵 심판 판결도 윤 대통령만 남았으니 더 늦출 이유가 없다. 인용이건, 기각이나 각하건 늦어질수록 혼란은 더해가고 국민의 피로감만 쌓여갈 뿐이다. 최대한 신속하게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의 결과를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헌재가 오로지 법과 원칙의 토대 위에서 국민의 뜻과 국익을 깊이 헤아려 판결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 윤 대통령과 여권은 물론 야당과 국민도 헌재의 판결을 존중하고 승복해야 한다. 그래야 이 혼란을 수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다.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