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국내 천연물산업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인프라를 착실히 다지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자생 생물자원을 기반으로 전주기 표준화 센터 등 핵심 시설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천연물 소재 산업화를 앞당기는 등 글로벌 전진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5,200여종의 생물자원이 자생하는 천연물의 보고로 꼽힌다. 또 국내 최대 경지면적(19%)과 최고 스마트팜 보급률(시설 24%·노지 스마트팜 38%)을 기록하는 등 국내 천연물산업을 이끌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천연물 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이미 1,000조원을 넘어섰고, 앞으로 연 7% 이상 성장해 2050년엔 시장규모가 약 9,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전남도는 오는 2030년까지 매출 3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우는 등 일찌감치 천연물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고 행정력을 모아왔다.

전남도는 우선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자생 생물자원을 집대성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지자체 유일 천연자원연구센터를 설립·운영 중이다.

천연자원연구센터는 지역 비교우위 특산자원에 대한 기능성 등을 규명, 현재까지 25건의 기술이전을 통한 기술 사업화 및 바이오기업 성장을 지원했다. 개발된 기술과 연계한 계약재배를 통해 지역농가 소득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화순 바이오특화단지에 설립한 천연물의약품 원료플랜트 시설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인증과 장흥바이오식품산업단지의 천연오일원료 파운드리를 통해 천연물 전주기 산업화 기반도 구축했다.

또 전남산림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모두 200억원을 투입한 산림 바이오 혁신 성장 거점사업을 통해 난대수종 등 산림바이오 소재를 활용한 국내 자생식물의 연구개발과 대량 증식 기반을 구축했다. 산림연구원은 앞서 지역에서 자생하는 붉가시나무 열매와 국내 최초로 인공 재배에 성공한 참바늘버섯을 식약처 식품원료 목록에 신규 등재하기도 했다.

전남농업기술원이 8년간의 연구 끝에 지난 2019년 등록을 마친 기능성 상추 ‘흑하랑’도 지난 2023년부터 일본 수출에 나서는 등 세계시장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흑하랑은 정신 건강과 수면 효과가 있는 락투신 성분이 일반 상추에 비해 124배나 많다. 일반상추 대비 원물가격이 8배 이상이며, 가공을 거친 최종 추출물은 1차산업 대비 50배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전남도는 특히 2021년 천연물 산업 비전 선포 이후 이듬해 ‘천연물 전주기 표준화 허브 구축 사업’을 최초 기획해 농식품부에 제안했고, 최근 장흥군이 2025년 공모에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전남 표준화 허브센터는 국비 150억원 등 350억원을 투입해 장흥바이오식품산업단지 1만6,466㎡ 부지에 지상 3층 규모로 원재료·원료 표준화 연구동, 생물 검정 연구동 등을 갖춰 향후 천연물산업의 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전남도는 표준화 허브센터를 통해 천연물 관련 기업의 표준화 기간을 4년에서 2년으로 대폭 단축하는 등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천연물 소재와 자체 파이프라인을 적극 활용해 총 76종이 넘는 산업화 우선 소재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또 선도국 대비 표준화 기술 수준 95% 달성을 비롯해 건강기능식품 65건, 천연물 화장품 30건 등 산업화 100건 목표 달성을 통해 8,400억원의 수혜기업 매출과 6,000명의 신규 고용창출을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전남에서는 이와 함께 동신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스마트웰에이징 기술개발 사업과 진균류 바이오·헬스 소재 상용화 실증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순천 생물전환 바이오 특화 지식산업센터도 총사업비 32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중이다.

이밖에 올해부터 시행된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농식품부가 상반기 중 공모 예정인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천연물 전주기 표준화 센터 등 전남이 대한민국 천연물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기반을 착실히 다지고 있다”며 “국내 최대 생물자원을 기반으로 농가와 기업이 동반 성장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전남이 대한민국을 넘어 천연물산업의 글로벌 기지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