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에서 또다시 추락사고가 발생해 관할 자치구의 안전사고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잇따른 추락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 난간을 높여 보강했음에도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어 안전불감증 행정에 대한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남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13분께 남구 제석산 구름다리에서 30대 A씨가 37ｍ 아래 차도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민 신고로 출동한 소방 당국이 심정지 상태인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제석산을 홀로 찾은 A씨는 구름다리를 둘러싼 2ｍ 높이의 안전 난간을 넘어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999년 지어진 제석산 구름다리는 일대에 도로가 개설되면서 진월동-봉선동을 연결하는 등산로로 사용돼왔다. 제석산 구름다리의 높이는 37m에 달하며 길이는 76m에 이른다.

구름다리가 설치될 당시 안전 난간의 높이는 1.2m였고, 2017년부터 이날까지 총 7명이 구름다리에서 떨어져 숨졌다.

2개월 전인 지난 2월 9일에도 홀로 제석산을 간 40대 B씨가 같은 장소에 설치된 안전시설을 스스로 넘어가 추락사했다. 지난해에는 한 남성이 난간 위에 올라 투신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남구는 추락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2020년 안전 난간의 높이를 1.2m에서 2m로 높였지만, 안전 난간을 손쉽게 넘어갈 수 있어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즉 보여주기식 안전 대책이 아닌 사고를 방지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경묵 남구의회 의원은 “제석산 구름다리에서 추락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터널형으로 전환해야한다”며 “CCTV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더라도 사고를 예방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인적이 드문 새벽시간에는 등산로를 폐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구름다리가 터널식으로 지어지게 된다면 겨울철 폭설로 인한 결빙 구간의 미끄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남구는 제석산 구름다리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실시설계용역이 완료되는 대로 안전시설 등을 보강하기로 했다.

광주시로부터 확보한 특별교부금 2억원을 투입해 그물망(1억원), 방범용 CCTV(5,000만원), 경관조명(5,000만원) 등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그물망의 경우 제석산 구름다리 아래에 설치되며 오는 6월 공사가 진행될 에정이다.

남구 관계자는 “구름다리를 천장이 있는 터널형으로 짓는다하더라도 사고 위험을 완벽히 차단하기에는 어렵다”며 “사고예방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그물망을 설치할 예정이고, 불미스러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안전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