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살인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들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잇따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2부(이의영 고법판사)는 29일 선원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살인·시체유기)로 기소된 선장 A씨(46)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8년의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3~4월 출항 후 2개월간 배에서 선원을 도구 등으로 구타하고 가혹행위를 일삼다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피해자의 시신을 그물에 감고 무거운 쇠뭉치를 매달아 바다에 유기했는데, 단지 보기 싫거나 일을 못 한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

폭행과 시신 유기 등 A씨의 범행에 가담한 조리장 B씨(49)는 원심과 달리 살인 방조 혐의를 인정하고 1년 형을 더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가 단지 일을 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반복적, 지속적으로 구타하고 가혹행위를 했다”며 “숨진 피해자의 시신을 바다에 유기해 지금까지 찾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을 변경할 사정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의 극단적 폭행 행위를 알면서도 피해자를 방치하고 선내 식당 앞에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보고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A씨의 살인 행위를 적극적으로 돕지는 않았지만, 그런 행위를 용이하게 했다”고 말했다.

같은 재판부는 회삿돈을 훔친 사실이 들통나자 사장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C씨(33)에 대한 항소심에서도 원심대로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C씨는 지난해 5월 26일 오후 10시께 장성군의 한 판매업체에서 사장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C씨는 2년 전 업체의 돈을 훔쳐 매달 200만원씩 갚고 있었는데, 금품을 훔친 사실이 또 발각되자 살해했다.

그는 범행 다음 날 경찰에 직접 신고해 자전거 낙상 사고로 위장을 시도하고 목격자 행세를 했는데, CCTV 저장장치 등 증거도 은폐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비위 행위를 저지른 C씨에게 오히려 기회를 줬다. 그러나 C씨는 또다시 비위 행위를 저지르고 발각되자 살인을 저질렀다”며 “원심의 형량이 무겁지 않다”고 밝혔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