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축소와 정부 무관심 속 수년째 방치됐던 광주형 뉴딜의 핵심 거점인 도심융합특구 조성 사업이 새국면을 맞았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법률 개정, 포럼 출범 등 도심융합특구 조성을 구체화 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고, 정부 또한 종합발전계획 수립에 나서는 등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29일 광주시에 따르면 도심융합특구는 지방 대도시에 산업·주거·문화 등 복합인프라를 갖춘 혁신지구로, 지역 특색에 맞는 사업을 융합해 지역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다.

경기 성남시에 조성된 ‘판교 제2테크노밸리’와 같은 공간을 지방 대도시 도심에 조성해 인재 유출을 막고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2020년 12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도심융합특구 선도사업지로 광주 상무지구 일대(85만㎡)를 선정했다.

도심융합특구에는 △스마트 첨단 특화 △의료·디지털 융합 △연구개발(R&D) 혁신 △마이스(MICE)·문화 융복합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며, 총 사업비는 1조5,790억원이 투입된다.

특구 연계사업으로는 광주형 통합공공임대주택, 상무복합커뮤니티센터 등이 진행중이며, 광주의료원, 김대중컨벤션센터 제2전시장 구축도 포함돼 있다.

도심융합특구로 지정된 지방 5대 광역시는 광주를 포함해 부산, 대구, 대전, 울산 등이다.

하지만 사업 대상지 지정 이후 예산 지원 부족과 정부의 무관심 속에 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정부의 도심융합특구 조성 계획 발표 이후 2021년부터 올해까지 도심융합특구 사업에 지원된 정부 예산은 65억원에 그쳤다.

사업 시행 초기 2021년 15억원, 2022년 25억원의 국비가 반영됐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023년 5억원, 지난해 5억원으로 급감했다가 올해 다시 15억원으로 늘었다.

지난 5년간 5개 광역시 1곳 당 국비 지원이 13억원 규모에 그치다 보니 시행자 지정, 실시계획 수립 등 관련 절차가 이뤄지지 못하고 사업은 표류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국회에서 도심융합특구 조성의 지원 근거가 담긴 법률 개정이 추진되면서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는 이날 주택도시기금의 ‘도시 계정’을 도심융합특구 사업의 성공을 위한 마중물 기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근거가 담긴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당 조인철 의원(광주 서구갑)의원도 지난달 도심융합특구 내 기업 유치 촉진을 위한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도심융합특구 입주 창업기업과 외국인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취득세·재산세·법인세·소득세를 감면해 기업들의 초기 정착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국회, 지방자치단체, 정부, 학계, 민간 등 각계 각층도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5대 광역시를 지역구로 둔 의원을 중심으로 국토부, 과기부, 중기부, 산업부, 문체부, 교육부 등 정부 부처 차관, 대학 교수, 법률 전문가, 공무원 등이 참여한 국회 도심융합특구발전포럼은 이날 출범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도심융합특구 조성을 위한 정부의 움직임 역시 빨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2일 도심융합특구 종합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착수 보고회를 열었다.

정부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범부처 지원 △선도기업 유치전략 △산업 네트워크 연결 △세제 감면·주거지원 △기업·종사자 지원 등이 담긴 10년 단위 발전 전략을 마련할 방침이다.

광주시 또한 오는 2026년까지 도심융합특구 사업 시행자 지정과 실시계획을 수립하고 토지 보상 등을 순차적으로 추진해 오는 2031년 사업을 마무리 하겠다는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재정자립도가 낮기 때문에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정부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며 “광주 도심에 일자리가 넘쳐나고 삶과 여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