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여름이다. ‘환경의 달’이자 ‘여행의 달’인 6월을 맞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대가 많은 방문객들로 들썩인다. 지난 6~9일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과 5·18민주광장에 18개국 1,200여 명의 국내외 스트리트 댄서들이 모인 ‘2024 광주 스트릿컬쳐 페스타’가 열려 춤과 음악을 즐기려는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기가 넘쳐났고 모두 1만5,000여 명이 이 행사를 관람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가변형 공연장으로, 극장의 무대와 객석을 자유자재로 연출할 수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예술극장1은 댄스 플로어를 중앙에 두고 사방으로 객석을 배치하여 몰입도 있는 행사 연출이 가능해 댄서들이 선호하는 공연장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광주 스트릿컬쳐 페스타’라는 큰 행사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개최된 이유다.

지난 1일에는 하늘마당에서 ‘제3회 청소년동아리박람회’가 개최돼 지역 청소년들이 꿈과 끼를 자유롭게 발산했다. 남녀노소 모든 연령층이 함께 즐기는, 그야말로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미래를 지향하는 문화의 중심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하늘마당이 자리하고 있었다.

특히 도심 속 힐링 공간인 문화전당의 하늘마당은 6,986.7㎡규모로 천연잔디가 펼쳐져있어 버스킹은 물론 댄스 공연, 미술작품 전시 등 각종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 ‘빛의 숲’을 모티브로 한 문화전당의 조경과 조명이 빛을 더해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명소로 입소문이 나며 지난 한 해만 39만여 명이 찾았다.

그런데 이 하늘마당에 최근 아이 얼굴의 이미지 표시물이 등장해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한다. 문화전당은 지난 5월 어린이날을 맞아 시민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늘마당을 임시 개방하는 동시에 잔디 광장 상단에 어린아이 이미지 표시물을 첫 공개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도대체, 왜, 이곳에 이러한 표시물을 설치했을까. 어린아이 이미지 표시물을 보며 시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길을 걷다가 나도 모르는 시선에 걸음을 잠시 멈췄다는 의견도 있고, 또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으며, 아이 눈이 너무 예뻐서 자꾸 보게 된다는 시민도 있었다.

경사진 하늘마당의 특성상 마치 위에서 어린 아이가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미지 표시물은 하늘마당을 오고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쓰레기는 가져가 주세요’라는 직접적인 메시지 대신 ‘하늘마당 지킴이가 보고 있어요’라는 간접 메시지를 전한다.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하늘마당을 보다 쾌적한 상태로 제공하고자하는 문화전당의 마음이자 눈빛으로 전하는 사회적 메시지인 셈이다. 그런가하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라는 기관명 표시물에는 책을 읽고 있는 여성이 앉아 있고, 개구쟁이 남자아이가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있기도 하다. 문화창조원 입구 기관명 표시물에는 한 소녀가 물감을 흘리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경쾌하고 즐거운 시각 이미지들은 문화적 공간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드넓은 전당 공간에는 이정표와 같은 시각 이미지들도 만들어졌다. 시민들은 전당 출입구를 나타내는 노란색, 연두색, 빨간색의 2,3,5 숫자 표지판이 하늘에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느 위치에 있더라도 숫자 표지판을 멀리서 쉽고 빠르게 인지할 수 있다. 바람이 불 때는 숫자 표시판의 네모 조각들이 자연스럽게 열고 닫히며 바람이 통과하는 길이 되고 햇빛이 빛날 때는 얇은 스테인리스 조각들이 찰랑찰랑 빛을 낸다. 우규승 건축가의 ‘빛의 숲’의 주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풀어낸 결과물이다. 다만, 광주 읍성 터와 시민군 최후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등 전당 내 사적지 근처에는 숫자 표지판을 세우지 않았다.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당이 수용한 결과다. 2,3,5는 있지만 1,4,6은 없는 전당의 하늘. 이것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흔적이 함께 어울려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하는 문화전당의 마음이다.

시민들의 쉼 공간이자, 예술인들의 무대이며, 도심 속 안식처인 하늘마당은 이제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그 인기가 더해질 것임이 분명하다. 여름밤 피크닉을 위해 문화전당은 폐현수막을 재활용한 돗자리를 제작해 하늘마당을 찾는 이들에게 무료로 대여해줄 계획이다. 하늘마당을 찾는 시민들이 돗자리를 들고 오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고, 또 처리하기 힘든 폐현수막을 재활용함으로써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문화전당은 이 곳을 찾은 시민들에게 보다 쾌적하고 보다 편리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우리 지역에도 전시장과 공연장을 갖춘 문화시설은 많이 존재한다. 또 녹지를 갖춘 열린 시민 광장과 공원도 많다. 하지만 실내외 모든 장르의 공연이 가능한 장소, 낮과 밤에도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 남녀노소 모든 세대를 한꺼번에 아우를 수 있는 문화공간은 오직 국립아시아문화전당뿐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가진 의미와 가치는 시장가격으로는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그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도록, 문화전당은 공간과 일대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성을 개선하고, 지역민들의 일상에 다양한 문화적 즐거움을 주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게 바로 하늘마당과 문화전당 일대에 다양한 이미지 표시물이 들어선 이유다.

올 여름에도 많은 시민들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하늘마당을 찾을 것이다. 문화전당에서 더 많은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