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2인분을 주문했더니 야채로 상추 5장, 깻잎 3장이 나왔네요. 장마철이라 쌈채소 가격이 올랐다며 업주가 미안한 표정과 한숨을 내쉬더군요.”

오락가락 장맛비에 여름 쌈채소 가격이 오르면서 외식업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광주 북구 소재 고깃집 사장 A씨는 “가격이 비싸다고 삼겹살에 상추를 안 내줄 수도 없는 일이라 양을 줄일 수 밖에 없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더 오를 수도 있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광주의 배추 소매가격은 1포기에 4,493원으로 일주일 전(3,770원)보다 19.2% 올랐다.

알배기배추(쌈배추) 소매가격은 1포기에 3,027원으로 일주일 전(2,290원)과 비교하면 32% 비싼 수준이다.

적상추는 100g에 1,280원으로 1주일 전(1,130원)보다 13.3% 올랐다.

당근은 1kg에 6,593원으로 한 달 전(5,539원)보다 19% 비싸졌고, 평년과 비교하면 무려 86.6% 비싼 수준이다.

시금치 소매가격도 크게 올라 100g에 1,543원으로 일주일 만에 50%나 올랐다. 이는 한 달 전(771원)보다 두 배 이상 오른 수준이고 평년보다는 67.5% 높다.

열무는 1kg에 4,280원으로 1주일새 31.6% 올랐고, 한달 전보다 67.7% 올랐다.

방울토마토 1kg 소매가격은 9,980원으로 일주일 전(7,980원)보다 25%, 작년(6,634원)과 비교하면 50.4% 오른 수준을 보였다.

이렇게 원가 부담이 커지자 값이 오른 농산물을 아예 쓰지 않는 음식점이나 반잔가게도 생겨나고 있다.

북구 용봉동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B씨는 “비싼 시금치와 당근 대신 우엉과 단무지를 김밥에 넣고 있다”며 “재료값이 너무 올라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여름철마다 농산물 수급 불안은 되풀이되고 있다. 장마 뒤에 이어질 폭염, 태풍 등 여름철 재해에 따라 농산물값은 더 오를 수 있다.

특히 올해 여름 배추 재배 면적이 평년보다 5% 축소될 것으로 전망돼 배추는 생산 감소에 따라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엔 폭염, 폭우 등으로 배추 출하량이 크게 줄어 한 달 새 도매가격이 2.5배로 치솟았고, 과일 생육도 부진했다. 이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