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시범적으로 운영될 예정인 ‘(가칭)영·유아학교’에 대한 교원단체의 반발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충분한 의견 수렴과 준비 과정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져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영유아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장시간 돌봄의 경우 아동의 성장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25일 광주시·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시·도교육청은 지난 6월 27일 교육부의 ‘유보통합 실행 계획’ 발표에 따라 최근 영·유아학교 추진 기본 계획을 마련했다.

실행계획안을 보면 교육부는 올 하반기 전국 100개교를 선발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한 제3의 기관으로 영·유아학교 시범사업을 운영한다.

어린이집·유치원 등 영유아 기관 이용시간은 1일 최대 12시간으로 보장되며, 기본 운영시간(8시간)에 아침·저녁돌봄 4시간이 추가된다.

아울러 맞벌이 부모와 자영업자 등을 위해 토요일이나 휴일에도 돌봄을 제공한다.

시·도교육청은 영·유아학교 추진 기본 계획에 따라 유치원 3곳과 어린이집 3곳을 각각 선정한다.

현재 광주지역 유치원(병설 포함)은 254곳, 어린이집은 839곳이 있으며, 전남지역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각각 464곳, 10곳이 있다.

시교육청은 오는 7월 30일 오후 6시까지 영·유아학교 신청 기관을 모집하고, 이후 각 기관의 운영계획서에 대한 심사를 거쳐 8월 초 선정할 계획이다.

도교육청도 다음 달 1일까지 신청 기관의 운영 계획서를 접수 받은 뒤 심사를 거쳐 운영 기관을 선정한다.

영·유아학교에 선정된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오는 9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시범 운영하며, 기관당 1억원 내외의 운영비도 지원된다.

시·도교육청은 △충분한 운영시간과 일수 보장 △교사 대 영·유아 수 적정화 △교육의 질 개선 △교사 역량 강화 등 4개 분야에 대해 중점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영·유아학교 시범사업 운영을 앞두고 교원단체의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현재 지역 교원단체에서는 하향 평준화 유보통합 실행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영·유아학교 시범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유아학교 시범사업은 현장과의 소통없이 ‘9월 실시’라는 목표에 맞춰 급조된 것으로, 돌봄 운영 정책의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교조 전남지부 관계자는 “전남지역 유치원의 경우 아침·저녁돌봄을 운영할 자원봉사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소규모 병설유치원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지금보다 돌봄이 확대됐을 때, 파행적인 돌봄 운영은 불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0~5세 영유아 시기는 애착 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아동의 성장과 발달 특성을 고려하면 12시간 동안 기관에서 돌봄을 추진하겠다는 발상은 동의하기 어렵다. 이는 질 높은 교육·보육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아동학대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보여주기식 사업에 몰두하는 시범학교 운영이 아니라 만 5세 의무교육을 통해 유아교육의 공공성에 내실을 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현장 교사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할 수 있는 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영·유아학교 시범사업은 유보통합에서 지향하는 이상적 모델을 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함”이라며 “시범 운영을 통해 드러난 미흡한 부분에 대해선 개선해 나가며, 현장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운영 방안 등을 모색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