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에 추진중인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길게는 30년 넘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더딘 걸음을 하고 있다.

지속되는 건설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 고금리 등 여파로 사업 추진을 담보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실현 등에 발목이 잡히고 있는 것으로, 투자 실행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중인 민간 기업들이 골프장 등은 일찌감치 완공한데 반해 전남관광 활성화에 필수적인 호텔 등 건립사업은 나몰라라 해 소위 알짜배기 돈벌이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적잖다.

28일 전남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 추진중인 지정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를 비롯, 여수 화양 복합관광단지, 여수 챌린지파크 관광단지, 해남 오시아노 관광단지, 진도 대명리조트 관광단지 등 5곳이다.

경도 해양관광단지는 미래에셋이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여수시 경호동 대경도 일원 215만2,000㎡에 타워형 레지던스와 호텔, 콘도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7년 시작해 2029년 완공이 목표지만, 진척율은 15%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까지 골프장 매입 등 총 4,740억원이 투입됐지만, 경호초등학교 이전과 경도지구 진입도로 개설 등이 난항을 겪으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8월 최종 이전 승인을 받은 경호초교가 내년 9월 개교하면 기존 부지에 테마파크 조성 공사가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5월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2026년 4월 말까지 3년 연장된 점도 외국인 투자 등을 이끌 호재로 꼽힌다.

여수 화양 관광단지도 HJ매그놀리아용평디오션호텔앤리조트(㈜디오션)가 2003년에 착수, 올해 골프장과 호텔, 레저 문화시설, 콘도 등을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추진율은 30%대에 그치고 있다.

당초 ㈜디오션은 2003년부터 2015년까지 화양면 일원 999만㎡에 1조4,435억원을 들여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자금조달 실패 등으로 사업부지와 사업비 모두 축소됐고 사업기간도 2024년까지로 연장됐다. ㈜디오션은 새로운 투자자를 발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개발계획 변경 재수립용역을 요청한 상태다.

여수 챌린지파크 관광단지도 더디긴 마찬가지다.

2018년 첫삽을 뜬 챌린지파크는 화양면 일원 51만㎡에 호텔과 풀빌라, 청소년수련·레포츠시설,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비는 총 7,054억원이 투입된다. 오는 2025년 사업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까지 기반시설과 루지·짚라인 등 일부 시설만이 완료돼 전체 사업 진행률은 15%에 불과하다.

해남 오시아노 관광단지는 32년째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1992년 관광단지로 지정, 화원면 주광리 일원 507만3,000㎡에 1조1,913억원을 투입해 마리나, 호텔, 골프장, 해수욕장,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고 있으나 지금껏 20%대 진척율에 그치면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도, 해남군 등은 오시아노 관광단지 활성화를 위해 국비사업으로 펫 테마파크 등을 조성,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진도 대명리조트 관광단지는 도내 지정 관광단지 중 가장 높은 40%대 추진율을 보이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55만,9,000㎡에 3,508억원을 투입해 호텔과 콘도, 산림체험학습관, 전통문화체험관 등을 조성중이다. 1단계 사업인 호텔과 콘도 조성을 완료한데 이어 2단계 사업인 소삼도 탐방로를 설치하고, 내년까지 콘도와 학습관, 문화체험관 등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여수 경도에는 27홀 규모 세이지우드CC, 화양 관광단지에는 지난 2017년 준공돼 영업에 들어간 18홀 규모 디오션CC, 오시아노 관광단지는 9홀 규모 오시아노골프클럽 CC 등이 매년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

여수 챌린지파크도 2㎞ 길이의 루지와 1.7㎞ 코스의 짚라인 등 상업시설이 들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여기에 화양 관광단지는 주춤한 개발사업과 달리 그동안 수십억원대 이르는 취·등록세와 재산세 감면, 500억 규모의 간선도로 개설 등이 이뤄져 투자활성화를 명목으로 대기업의 부동산 투자에 특혜만 줬다는 불편한 시선도 나온다.

전남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PF자금 모집이 어렵고 이자율도 오르는 등 시행사들이 투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는 10월 중 투자유치 부서와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관광단지 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