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들어 광주·전남지역 열대야 일수가 11일을 기록한 가운데 ‘최악의 여름’ 중 하나로 기억되는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최다치를 갱신할 전망이다.

강하게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도깨비 장맛비’가 물러난 뒤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만큼 역대급 긴 열대야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기상청 국가기후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부터 7월 28일까지 광주·전남지역 열대야 일수는 11.0일로, 1994년(11.4일)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현재 열대야 일수 기록은 지난 2013년(11.0일)과 타이를 이뤘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광주·전남지역 6~7월 평년(1991~2020년 평균) 열대야 일수는 4.4일이다.

월별로 보면 평년 기준 6월에는 열대야가 없었고, 7월에 4.4일 발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후 6~7월 열대야 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1994년 11.4일(6월 00일·7월 11.4일)이었다.

올해 6월에는 열대야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7월에는 11일간 이어졌다.

장맛비가 잦아들면서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만큼 8월에도 폭염과 함께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대로라면 2018년 8월 열대야 기록(16.4일)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오르고 열대야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28일 밤에는 완도 32.8도, 구례 32.6도 등 전남 일부지역에서 밤 최저기온이 30도를 웃돌며 ‘초열대야’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초열대야는 기상학적 용어는 아니나 통상 밤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일 경우를 지칭한다.

광주·전남 곳곳에서도 기존 ‘일 최저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강진 28.4도, 고흥 27.9도, 영광·장흥 27.1도, 보성 26.6도 등 일 최저기온이 갱신됐다.

일 최저기온은 오전 6부터 다음날 오전 12시까지 기온이 더 떨어지면 기록이 변경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열대야로 인한 불면을 극복하려면 취침 시 적정한 온도(18~20도)와 습도(50~60%)를 맞추고 잠자리에 들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규칙적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고 저녁에 과식하거나 야식하지 않는 것도 열대야를 잘 나는 요령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밤 사이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남풍이 계속 들어왔다”며 “낮에 오른 기온이 내려가지 못해 광주·전남지역에 열대야가 계속해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