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발전의 마중물이 될 ‘남해안권발전특별법’이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으나 본회의 통과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특별법 첫 심사에서 정부는 물론 여야 모두 신중론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다만, 법안의 핵심인 ‘남해안종합개발청’은 현재 법령으로 구성이 가능한 ‘협의체’를 꾸려 개문발차해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국토위 국토법안심사소위는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과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통영·고성)이 공동 발의한 ‘남해안권 발전특별법’ 첫 심사에 들어갔다.

이 특별법은 남해안권(전남도·부산시·경남도) 발전을 위해 남해안종합개발청을 신설해 지역균형발전을 실현하자는 것이 골자다. 남해안종합개발청의 주요 기능은 남해안발전 종합계획 수립, 발전사업 총괄 조정, 개발지구 조정, 광역기반시설 설치, 인허가 원스톱 처리, 투자유치 등이다.

앞선 21대 국회에서는 여수을이 지역구였던 민주당 김회재 전 의원이 발의했으나 국토법안심사소위에서 심사 한 번 못한 채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이후 22대 국회에 들어 지난 6월 법안이 재발의돼 기대치를 키우고 있지만, 남해안권 지자체의 바람과 달리 법안을 심사한 국토위 소위에서는 정부를 비롯해 여야 의원들도 모두 신중론을 펼쳤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은 소위에서 “어떤 특정 지역과 관련된 특별법을 내면 위원들은 참 많이 불편하다”며 “이 법을 읽어 보면서 모든 한풀이가 여기 다 돼 있네, 이런 생각을 들었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어떤 지역을 특정해서 내는 특별법은 좀 신중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김은혜 의원은 “각 부처의 이견들이 조정되지 않으면 우리 소위를 통과한다 하더라도 법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부처간 이견 조정이 우선된 후에 제대로 된 심사가 된다면 휠씬 더 유의미한 진전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용갑 의원은 “남해안권 개발이 필요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다”면서도 “특정 지역의 어떤 특별법을 만드는 것보다는 국가에서 전체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같은당 복기왕 의원은 “법안에 따른 정부의 사업 추진 계획이 병행될 때 제대로 된 법이 될 텐데, 자칫 잘못하면 민원 해소용 법안 제출이고 지역구 의원은 서로 말하기 민망하고 이런 것들이 반복될 것이다”며 “국토부가 법안 취지를 살리는 안을 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정부도 신중 접근을 강조했다.

진현환 국토부 1차관은 “국가가 개발청을 만든다든지 특별회계, 예타 면제, 각종 개발제한구역의 해제, 각종 보조금 감면 등 모든 부분에 대해 각 기관에서 다 반대를 하고 있어 그런 부분을 좀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을 해야된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특별법에 명시된 남해안종합개발청에 대해서는 다른 해법이 제시됐다.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은 3개 지자체가 중앙 정부와 따로 따로 연결돼 있는데 이를 합쳐서 운영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남해안종합개발청이 출범되기 전에 현재 관련 법에 의해 구성할 수 있는 ‘협의체’로 시작해보자는 것이다.

윤 의원은 “전남도, 경남도, 부산시가 하나의 행정기구를 만들 수 있다. 거기에 중앙부처가 관련 공무원을 파견해 지방과 중앙이 같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다면 생산력 있는 게 나올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에 진 차관은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 같다. 전체 지방 조직을 담당하는 행안부하고 한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