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하는지 전혀 몰랐어요. 뒤늦게 다른 열차표를 구하느라 진땀을 흘렸네요.”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 총파업 첫날인 5일 오전 11시께 광주송정역.

철도노조의 무기한 총파업으로 일부 열차가 지연·중단되자 시민들은 새로운 열차표를 구매하기 위해 매표소 앞으로 몰려들었다.

시민들은 열차 운행 조정 시간표를 유심히 살펴보며 혹시라도 표를 구하지 못할까 봐 노심초사했고, 휴대폰을 통해 열차표를 바꾸느라 여념이 없었다.

승강장 전광판에는 파업으로 운행 중단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송출됐고, 역사 내에는 ‘홈페이지와 코레일 톡을 확인해달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서구에 거주하는 박모씨(53·여)는 “2주에 한 번씩 몸이 편찮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기 위해 익산으로 가지만, 탑승 10분 전 표를 확인했는데 운행 중단된 사실을 알게 됐다”며 “다른 시간대의 열차표가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매표소에서 익산으로 가는 다른 열차표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온 위슈원씨(24·여)는 “열차 파업을 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다행히 서울로 가는 열차가 남아 있었고, 한국어를 할 수 있어서 열차 파업을 하는 소식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철도 파업을 한다고 쓰여 있는 안내판에는 중국어 안내문이 없다”고 토로했다.

한때 전광판에는 운행 중지된 열차가 탑승 대기 중으로 나타나 시민들의 원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송정역 직원은 운행중단 열차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라고 해명하며 시민들에게 운행하지 않는다고 재차 안내했다.

이날 철도노조 파업으로 ‘광주송정↔용산’, ‘목포↔서울(용산·행신)’, ‘광주송정↔부산’, ‘광주송정↔순천’, ‘광주↔목포’ 등 7개 노선 32편성(KTX 상·하행 20편, 무궁화·새마을호·ITX 마음 등 12편)이 운행 중단됐고, 나머지 8개 노선 80편성(SRT 포함)은 정상 운행됐다.

무안군에 거주하는 김이영씨(47·여)는 “오랜만에 친구와 광주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송정역에 왔는데 예약한 열차가 운행 중단됐다”며 “오전 11시 57분 열차를 구매했는데 코레일 앱을 확인하니 열차 운행중단이라고 나와 35~40분 늦은 열차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광주송정역 광장에서는 철도노조 호남본부(광주·전남·전북) 조합원 1,000여 명이 참여한 무기한 총파업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외주화와 인력감축으로 철도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더 이상 철도 사고로 죽지 않기 위해 파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5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호남본부는 조합원 2,600여명 중 필수인력 1,200여명을 제외한 1,4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으며, 오전 7시 1분 목포행 무궁화호 열차부터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파업 예고기간 열차 종류별 평시 대비 운행률은 △수도권 전철 75%(출근 시간대는 90% 이상 운행) △KTX 67% △일반열차 새마을호 58%·무궁화호 62% 등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 시 필수 유지인력 1만 348명과 대체인력 4,513명 등 모두 1만 4,861명으로 운용되며, 이는 평시 인력의 60.2% 수준이다.

파업 예고 기간 중 승차권을 반환 또는 변경하는 경우 모든 열차의 위약금은 면제되며, 운행이 중지된 열차 승차권은 따로 반환신청을 하지 않아도 일괄 전액 반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