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6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날 본회의에 보고된 탄핵안은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덕수 총리는 12·3 내란의 주요 종사자”라며 “탄핵안을 즉시 발의하고, 오늘 본회의에 보고하게 될 것이다”고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 총리가 담화를 통해 헌법상 책임인 헌법재판관 임명을 안 하겠다고 밝힌 건 ‘권한대행’이 아니라 ‘내란대행’임을 인정한 것”이라며 “권한대행을 수행할 자격도 의지도 없음이 분명하다”고 비난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헌법재판관 후보자 마은혁·정계선·조한창 임명안을 처리한 뒤 이튿날인 27일 오전까지 한 권한대행의 임명 여부를 지켜보고 탄핵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하지만 한 권한대행이 이날 대국민담화를 통해 “여야 합의 없이는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하자 즉각 탄핵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탄핵안에서 ‘국무총리로서 위법 사유’ 3가지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위법 사유’ 2가지를 동시에 담았다.

총리로서 ▲김건희·순직해병 특검법 거부권 건의 ▲내란 적극 가담 및 동조 ▲계엄 후 한동훈-한덕수 체제로 권력 행사를 시도한 점을 들었다. 권한대행으로서 ▲내란 수사 방해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등을 탄핵 사유로 적시했다.

향후 쟁점은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정족수’다. 민주당은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공식 직함이 없고, 선출된 권력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회 재적의원 과반(151명) 동의를 얻으면 된다고 본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통령 권한을 위임받은 만큼 대통령 탄핵 정족수와 동일하게 재적의원 3분의 2(20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주목하고 있다. 국회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하는 것은 처음인 만큼, 우 의장의 해석이 첫 선례가 되는 셈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헌법재판관 임명 동의안 표결에 불참하고,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통과하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