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원하는 것이 있는가?

간절히 하고 싶어 무엇이든 내줄 수 있을 것만 같이 바라고 바라는 것. 사람들이 흔히들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이 무엇을 대가로 치르든 이루고 싶은 것. 아직은 없는가? 혹은 땅에게라도 말하기 망설여질 정도로 수줍음이 많은가? 내 역사를 읽어보며 나의 염원을 들어보겠는가?

나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염원이라는 완성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별의 퍼즐을 맞춰보자.

1945년 9월, 그날 나는 간절히 바라는 것이 생겼다. 언젠가부터 텅 빈 마음이 신경 쓰였다. 공허한 마음에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멈칫하며 생각하게 된다.

언제부터 없었을까? 왜 다시 채워지지 못하는 것일까? 의미 없는 질문을 나에게 던져보게 된다. 비어버린 곳을 인지하고는 매일 밤을 울면서 보냈다. 소리 내어 통곡하면서 울기도 해보고 비어버린 곳을 채워달라고 빌기도 해봤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내가 아무리 슬피 울고 아파해도 시간은 날 위로해주지 못한 상태로 흘러갔다. 매일을 울면서 지새웠더니 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듣기 싫으니까 그만 좀 울어 너만 힘든 줄 아니?” 이 말을 들은 순간 나는 생각했다.

내가 아파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짐이 되구나. 이 날을 기점으로 나는 더 이상 소리 내어 울지 않게 되었다. 아픈 티를 내지 않게 되었다. 내가 배운 것은 귀뚜라미조차 울지 않고 밤을 지새우는 법이었다. 이후 나의 생활은 교묘하게 모두를 속이는-, 어쩌면 나조차도 속일 수 있는 아주 완벽한 거짓말처럼 괜찮았다. 평범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고 웃을 수 있었다.

즐겁고 행복했다. 행복했나? 일상생활을 하다가 가끔씩 멈칫한다. 비어버린 곳이 너무나 아려와서 참을 수가 없어져 버렸을 때 눈물이 났다.

다시 눈물이 흐를 수 있게 되다니, 놀라웠다. 나는 다짐했다. 더 이상 나의 아픔을 방치할 수는 없다고. 모두가 나의 아픔을 멸시할 때 나만은 나의 아픔을 알아줘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너무 늦어버렸을 지라도 말이다.

나의 비어버린 절반의 북쪽의 마음에는 잊을 수 없는 남쪽의 형제들이 살아가고 있다. 나는 비어버린 절반을 채우기 위해 아픔을 보듬으며 앞으로의 나를 발전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나에게는 약 248㎞의 지울 수 없는 긴 흉터가 있다. 나는 이 흉터가 하루빨리 회복되길 바랄 것이다. 더 이상 아파만 하지 않을 것이고 나는 간절히 외칠 것이다. 본래 우리는 한민족이자 가족이고 서로 의지하는 존재라는 것을.

나는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을 지탱해주고 발 디디며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민족의 모든 역사를 기억하는 존재이다. 흉터가 생긴 뒤 약 80년이 지나버린 지금 이 시점에서 나는 대한민국의 제15대 대통령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 말을 전하고 싶다.

“기적은 기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