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가 불확실성 시대로 가고 있다. 2022년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스라엘-가자지구 분쟁이라는 또 다른 국제적 갈등이 발생했다.

이러한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세계경제는 예측할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불과 얼마 전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었던 세계는 이제 또다시 불확실성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전쟁과 갈등의 장기화는 글로벌 경제의 기반이던 세계화에 제동을 걸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주의가 심화되면서 유가 상승, 공급망 교란 등 미시적 요인과 함께 국제 분업 구조 자체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비용 절감이라는 목표로 구축됐던 글로벌 공급망(GN)은 리스크 회피를 이유로 개별 국가 단위의 공급망(VC)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미국과 중국 간 경제 갈등은 반도체에서 시작돼 첨단 기술, 금융, 통신 등 다방면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EU가 추진 중인 공급망 실사법은 공급망의 블록화를 가속화하며 경제 전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국내 경제 상황 역시 녹록지 않다. 경제 성장의 축이던 수출은 둔화되고 내수시장도 인플레이션과 환율 상승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는 경제, 사회, 안보 등 전반에 걸쳐 장기적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글로벌 의무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 경제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지속가능 경제란 시장의 기본적 역할을 존중하면서 경제 성과를 사회 전반과 공유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패러다임을 말한다. 이를 실현하려면 대기업 중심의 성장전략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과 협력을 통해 상생하는 경제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기존 성장과 효율 중심 정책은 공정과 복지, 포용을 포함한 새로운 동반성장 패러다임으로 전환돼야 한다. 동반성장은 경제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기 위한 해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빠르게 발전하는 ICT 기술, 인공지능(AI) 등은 기업 생태계 간 경쟁을 격화시키는 동시에 협력의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다. 기술적 진보를 활용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결국 지속가능 경제 핵심은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며 경제·사회적 민주화를 이루는 데 있다. 이제 우리는 절차적·정치적 민주화를 넘어 실질적·경제적 민주화를 실현할 때다. 동반성장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우리 사회와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근본적인 해법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동반성장의 가치를 다시금 새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