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을 구단 최고 성적인 3위로 마친 광주는 올해 우승을 바라보며 2024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주축선수들의 이탈과 이적시장 영입 불가, 부족한 운영자금 등 여러 악재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14승 5무 19패 승점 47점으로 하나원큐 K리그1 2024 시즌을 9위로 마무리 지었다. 지난해에 이어 내년에도 1부 리그 무대에서 팬들을 만나게 된 광주의 올 시즌 성과와 다음 시즌 과제까지 두차례에 걸쳐 살펴봤다.<편집자주>



◇리그 9위…2년 연속 K리그1 잔류

재정적으로 어려운 환경에도 원팀으로 똘똘 뭉친 ‘시민구단’ 광주는 지난해 흐름을 잇고자 2024시즌 잔류를 넘어 우승까지도 넘봤다.

하지만 우승 목표를 향한 발걸음은 순탄치 않았다. 올해 광주는 주축 선수들이 여럿 이탈했기 때문이다. 시즌을 앞두고 이순민(대전하나시티즌), 엄지성(스완지 시티)등이 차례로 새 둥지를 찾아 떠나면서 선수층이 얇아졌다. 여기에 광주는 올해부터 시행된 K리그 재정 건전화 규정을 위반하면서 여름 이적시장에서 추가 선수 영입을 하지 못하는 악재를 겪었다. 선수층이 얇은 광주는 선수들의 부상 이탈과 대표팀 차출로 인한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9월부터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까지 병행하면서 체력적 부담까지 떠안는 등 각종 악재와 마주했다.

얇은 선수층, 재정난이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광주FC는 승점 47점을 쌓으며 리그 최종 순위 9위로 2024 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3위로 역대 최고 성적과 함께 구단 역사상 최초로 ACLE 진출 티켓을 따낸 점과 비교해서 다소 아쉬울 수 있는 결과다. 하지만 대구, 대전, 전북, 인천 등 역대급으로 치열했던 강등권 싸움에서 살아남으며 2년 연속 잔류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사실 작년과 재작년 성적에 기대치를 너무 높게 올려둔 것 같다. 개막 전 목표는 우승이었다. 시즌 전 분석을 했을 때 독주할 팀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기대를 많이 했다. 18승 정도가 목표였는데,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해 아쉽다”며 “K리그1 잔류에 성공했으면 잘한거다. 실패한 시즌은 아니다”고 밝혔다.



◇창단 첫 아시아 무대서 돌풍 ‘K리그 자존심’ 지켜

리그에서 잔류라는 성과를 거둔 광주는 창단 첫 아시아 무대에서도 신바람을 타고 있다. 매 경기 화끈한 공격력과 탄탄한 빌드업으로 아시아 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광주는 K리그 팀 중 가장 높은 순위(조 2위)이자 유일한 16강 진출 순위권에 랭크돼 있다.

ACLE개막전에서 요코하마 F.마리노스(7-3 승)를 격파한 광주는 가와사키 프론탈레(1-0 승)를 잡은 데 이어 조호르(3-1 승)까지 꺾고 기세를 이어갔다. 5차전에서는 상하이 선화(1-0 승)에 승리를 따내며 동아시아 그룹 2위를 유지, 16강 진출 가능성을 키워 K리그 자존심을 지켰다. 1승 5패로 E조 12개 구단 중 11위에 머물러 있는 울산 현대 FC와 3승 3패를 기록하며 5위에 그친 포항 스틸러스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5경기 만에 승리 수당으로 K리그1 우승 상금인 5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4승(1패·승점 12점)을 수확하며 선전한 광주는 승리수당으로만 40만 달러(약 5억5,800만원)를 확보했다. 앞서 광주는 이번 대회 출전 상금으로 이미 80만 달러(약 11억1,600만원)를 확보한 상태였다. 16강에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이 금액은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광주FC의 돌풍은 국내를 너머 아시아 무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조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