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와 문화, 역사, 인물, 공동체, 치유 등 섬은 독특한 고유성을 지닌 성장 동력이다. 또 국민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자 해양영토를 지키는 전진기지이며, 해양산업과 관광의 중심지로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 전 세계 195개국 중 섬 보유 국가가 104개국(54%)에 이르는 등 인류 보편의 주제이기도 하다. 섬은 이처럼 무한한 가능성으로 재조명되고 있고, 국내 섬의 65%를 보유하고 있는 전남 역시 섬의 새로운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적인 섬·해양관광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세계 최초로 섬을 주제로 한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는 그 시작점으로 기대치를 높인다.



●왜 여수인가

전남의 섬은 유인도 279개, 무인도 1,886개 등 모두 2,165개로 전국(3,346개)의 65%에 달한다. 이 같은 천혜 자원을 바탕으로 전남은 지속적인 섬과 해양의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는 최적지로 꼽힌다.

그중 여수는 365개 섬과 함께 전국에서 유일한 2개의 해상국립공원(다도해, 한려)을 잇는 핵심 지역이다. 특히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 개최 경험과 역량 보유했고, KTX, 공항, 크루즈터미널, 관광숙박호텔, 컨벤션시설도 완비했다.

전남도와 여수시는 이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세계섬박람회를 통해 섬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세계인의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국제적 글로벌 연대와 협력을 통한 기후 위기 대응, 국가적 섬 인프라 확대를 통한 균형발전, 여수의 세계적인 섬ㆍ해양관광 중심지 도약, 섬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소득 창출 등은 2026 세계섬박람회의 지향점이다.



●언제, 어떻게 열리나

여수세계섬박람회는 2026년 9월 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 4일까지 2개월간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여수시 돌산읍 진모지구와 인근 섬 일원에서 개최된다.

전남도와 여수시가 주최하고 섬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주관한다. 국제행사로 치러지는만큼 해외 30여개국이 참여하고 국내외에서 3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돌산 진모지구와 개도, 금오도, 여수세계박람회장 등 여수 전역을 무대로 활용해 섬을 가진 전 세계의 나라와 섬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장이 펼쳐진다.

섬박람회조직위원회는 지난해 말 박람회 주행사장 조성을 위한 설계용역 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개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람회 조성 설계용역은 올해 상반기까지 진행되며 2026년 7월까지 주행사장의 전시관과 광장, 주차장 등 조성을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주행사장인 진모지구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박람회장 조성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진모지구는 여수의 365개 섬 중 가장 큰 섬인 돌산에 위치해 섬박람회 개최의 최적 무대로 꼽힌다. 총면적 18만4,302㎡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규모 있는 행사 추진과 다양한 프로그램 수용이 가능하다. 여수시 소유로 부지 활용이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행사장 사후 활용을 통한 도시개발이 가능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여수 지역사회에서 세계박람회장으로 주행사장을 변경하자는 여론이 일었지만, 세계박람회장 국제관 임대율이 60%를 넘어서는 등 전시·연출 공간이 부족하고, 이미 조성된 시설에는 전시시설의 자유로운 배치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에 따라 진모지구로 최종 결정했다.

조직위는 진모지구에 이머시브 미디어터널, UAM 실증 시연, 아일랜드 모빌리티 어드벤처, 섬 랜드마크, 섬 예술로드, 주제공연 등 10대 핵심 콘텐츠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제관, 생태관, 문화관, 미래관, 해상교량특설관, 공동관, 마켓관, 섬식당 등이 들어서며 관람객 편의시설과 9,000여대의 차량을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임시 주차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주제관에는 박람회의 주제 메시지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로 채워지고, 생태관은 섬과의 공존의 삶 메시지를 전달한다.

해상교량특설관에서는 여수∼고흥을 잇는 11개 연륙·연도교의 가치를 공유하며, 섬식당은 지구촌 곳곳의 먹거리를 판매하는 푸드코트가 운영될 예정이다.

미래관에선 섬의 미래기술을 한자리에 모으고, 마켓관에서는 섬의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의 전시 판매가 이뤄진다.

이밖에 국제 섬포럼과 세계섬도시대회, 섬 신기술 비즈니스 등 각종 국제 학술·컨벤션 행사도 진행된다.

방문객들을 위한 레저·액티브, 문화공연, 섬 캠핑, 섬 탐방, 경연 프로그램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들이 박람회장 곳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람회 조직위는 현재 국제행사를 직접 운영할 대행사 선정과 온·오프라인 홍보채널 확대, 핵심 콘텐츠 마련, 고품질의 전시연출을 위한 프로그램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까지 회장 조성과 전시관 연출, 지자체와 기업, 해외 참가국 유치 등을 확정한다는 게 조직위의 구상이다.



●주목해야 할 콘텐츠는

박람회 조직위는 섬박람회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로 바다 위 차 산책길(드라이브 코스)인 이른바 ‘일레븐 브리지’를 선보여 바다와 섬, 관광객과 주민을 잇는다는 구상이다.

일레븐 브리지는 여수 돌산에서 고흥까지 바다 위의 섬들을 연결하는 11개의 다리다. 이중 7개의 다리가 완공됐고 현재 화태도~월호도(611m), 월호도∼개도(910m), 개도∼제도(605m), 제도∼백야도(615m) 4개 구간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 교량은 2027년 8월 개통 예정이다. 기상과 안전, 절대공기 등을 감안하면 섬박람회 전 준공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여수시 등은 섬박람회 기간에 맞춰 임시 개통이라도 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시는 이들 교량이 모두 개통되면 차를 타고 바다와 연안, 섬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벨트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수와 고흥을 1시간이면 왕래할 수 있어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등 파급효과도 예상된다.

섬 본연의 특별함 이외에도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게 미디어터널과 도심항공교통(UAM)도 선보인다. 이머시브(몰입형) 미디어터널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360도 전시 연출을 통해 섬과 바닷속으로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구현, 방문객들의 흥미를 끌어낼 계획이다. UAM 실증 시연의 경우 ‘섬과 섬을 잇다! 여수-경도 간 UAM’ 시연을 검토 중이다. 또 현대화한 섬교통 기술을 활용한 투어프로그램으로 위그선, 공기부양정, 해양버스 등을 투입해 아일랜드 모빌리티 어드벤처도 운영할 방침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박람회를 통해 전 세계 섬을 가진 나라들이 한데 모여 섬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보존과 발전이 함께 어우러지는 지속가능한 미래 섬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며 “해수면 상승, 무인도화, 정주여건 불편 등 섬이 가지는 보편적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연대 구추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균형발전의 기반도 착실히 다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