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사고와 관련된 기관들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는 2일 한국공항공사 무안국제공항 담당부서 사무실과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 제주항공 서울사무소 등 3곳에 대해 동시 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이번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고, 현재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관계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사고가 난 여객기의 운항과 정비·시설이 규정에 맞게 실치·운영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여객기 동체 착륙 당시 영상이 담긴 활주로 CCTV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고, 증거 자료가 수집되면 확보한 압수물에 대한 분석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경찰 수사는 과실 여부나 위법 행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사고기와 충돌한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적절성 △사고 직전 관제탑과 조종사가 주고받았던 교신 내용 △사고기 기체의 정비 이력 등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고 여객기는 2차 착륙 시도로 총 2,500m 활주로의 시작점이 아닌 활주로 중간 지점부터 동체 착륙한 것으로 추정되며,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활주로 끝단 로컬라이저·둔덕에 부딪혀 폭발·파손됐다.

결국 사고기는 당시 활주로를 한 바퀴를 채 돌지 못할 만큼 위급한 상황이었고, 착륙을 허가한 관제사 등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살펴볼 것으로 예측된다.

당시 무안공항 관제탑에 근무하던 인원은 5년 차 남자 관제사와 3년 반 경력의 여자 관제사 2명이었고, 총인원은 7명으로 두세명이 한 조로 근무하는 방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협조를 통해 참사 원인 등을 규명할 예정이며, 고용노동부도 이번 참사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겠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이번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해 12월 31일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등 2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