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 최초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윤석열 대통령의 신병을 두고 영장을 집행하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이에 맞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거세게 충돌했다.

2일 윤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한남동 인근은 ‘탄핵 찬성’과 ‘탄핵 반대’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로 하루 내내 혼잡했다.‘탄핵 반대’ 시위 참여자는 전날에 비해 인원이 크게 늘었다. 윤 대통령이 전날 관저 인근에서 ‘탄핵 반대’를 외치던 시위대를 애국 시민이라고 치켜세우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히는 등 여론전에 나선 탓이다.

특히 이날 오전 공수처에서 차량 2대가 서울로 출발했다는 이야기가 국회 주변에 도는 등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공수처와 경찰, 탄핵 반대 시위대간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이에 맞춰 공수처는 기자들에게 정부과천청사 출입 통제를 강화한다고 알렸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체포하면 정부과천청사 5동 건물의 공수처 3층에 마련된 영상조사실로 데려와 조사할 예정이다. 체포 당일뿐 아니라 이튿날에도 윤 대통령을 조사할 예정이며, 체포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체포영장 유효기간 내에 집행이 여의치 않을 경우 법원 허가로 연장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체포되면 조사 이외의 시간에는 서울구치소에 구금된다. 윤 대통령은 위헌·위법한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군경을 동원해 폭동을 일으킨 혐의(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탄핵 반대’ 시위대를 향해 “끝까지 싸우겠다”, “유튜브로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 지지층 독려에 나섰다. A4 한장으로 나온 메시지에서 “나라 안팎의 주권 침탈 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이 나와 수고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탄핵 이후 이렇다 할 메시지가 없었던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에 맞춰 지지층 독려 메시지를 내면서 탄핵 찬반을 둘러싼 국민 갈등은 최고조로 치닫는 양상이다.

보수 성향의 유튜브 채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윤 대통령이 ‘눈물의 친서’를 보냈다며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양상이다.

이에 더해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만일 경찰기동대가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혼잡 경비 활동을 넘어 공수처를 대신해 체포·수색영장 집행에 나선다면 직권남용 및 공무집행방해죄 현행범으로 경호처는 물론 시민 누구에게나 체포될 수 있다”고 한발 더 나갔다.

이를 두고 경호처나 지지자들에게 영장 집행을 지원하러 나온 경찰 공무원을 물리적으로 저지하라는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내란도 모자라 극한 충돌을 선동하는 내란 수괴 윤석열 체포를 미룰 수 없다”며 “신속하게 체포해 나라가 어떻게 되든 자신의 망상을 실현하고 말겠다는 광기를 이제 멈춰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