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광주·전남지역 각계 각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법조계에선 윤 대통령의 탄핵 결정을 촉구하는 ‘한 줄 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대학 교수들도 시국선언을 통해 헌정질서 파괴 행위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한다고 성토했다. 지역 교사들 또한 민주주의와 정의의 가치에 입각해 미래 세대에게 희망과 믿음을 심어주는 판결을 내리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광주지방변호사회 소속 고영현·김성진(동명이인 2명)·류리·박인동·백동근·소병선·위서현·최목 등 변호사 9명은 지난달 31일 광주변호사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줄 성명’ 동참을 제안했다.

이번 제안은 한강 작가를 비롯해 문인 북구청장 등 414명이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한 줄 성명’을 발표하자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 결정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힘을 보태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한 줄 성명’을 제안할 당시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기일이 정해지지 않았던 터라 조속한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많았고, 이날 600여명의 회원 중 27명이 ‘한 줄 성명’에 참여했다.

조형래 변호사는 “법을 준수하지 않는 권력은 타락한 것이다. 헌재에서 마땅히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고 적었고, 오두일 변호사는 “헌법을 수호해 후세에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만들어달라”고 썼다.

최목 변호사는 “20년 넘게 판결만 하셨으면서 그게 그렇게 어렸습니까”, 박성호 변호사는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는 바람을 적었다.

정치적 진영 논리에 입각해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영현 변호사는 “탄핵은 정치적 진영의 문제가 아닌 민주수호의 문제이다”, 류리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는 법대로만 해라”라고 적었다.

최정희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사사(44)로움 없이 일일(11)이 위헌 사안들을 충실히 검토했으니 4월 4일 11시에는 파면 결정으로 헌정질서가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대학교 교수들도 이날 오후 전남대 5·18기념관 앞에서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내란의 밤을 목격한 국민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통해 무너진 일상과 법치, 민주주의 회복을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선고를 미루는 동안 민주공화국의 근간은 흔들리고 국민의 불안과 피로도는 극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침내 헌재는 지난 1일 윤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가 오는 4일 오전 11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있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며 “전 국민이 목격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에 대한 판단은 너무도 자명하다. 군대를 동원한 헌정질서 파괴행위에 준엄한 심판을 내리지 못하는 헌법재판소라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소추를 인용하지 않는다면 지체된 정의를 회복하기 위한 주권자의 직접행동을 마주할 것이다”며 “주권자인 국민이 거대한 저항에 나서는 파국을 초래하지 않기를 바라고, 내란수괴 윤석열에게 헌정질서를 유린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헌법재판소는 정의가 살아있는 판결을 내려야 한다”며 “이번 역사적 판결이 아이들에게 정의롭고 민주적인 대한민국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기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날 광주·전남교육청이 윤 대통령 탄핵 선고 당일 각급 학교에 생중계 시청을 권고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역 학생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헌법적 가치를 직접 목격하는 귀중한 교육의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광주교사노동조합도 “지역의 모든 학교에서 탄핵 결정 선고 실황을 생중계로 시청하는 것은 물론 탄핵결정 선고 전후로 계기교육이 원활히 진행돼야 한다”며 “학교에서 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시작으로 가정에서도 부모와 자녀들이 대화하고 토론하는 것으로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