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봄철 이상기후 현상이 광주·전남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대형 산불 등 피해도 속출하고 있어 시도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전남지역의 경우 이례적으로 폭설이 쏟아지는가 하면 높은 일교차와 함께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등 이상 기후 현상이 속출했다.

우선 지난 한달 광주·전남 평균기온은 8.6℃로 평년의 7.3℃보다 1.3℃, 작년 8.3℃보다 0.3℃ 높았다. 이는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충했던 1973년 이래 5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1위는 2023년으로 10.2℃, 2위는 2021년 9.9℃였다.

급격한 기온차이도 나타났다. 지난달 전반에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다가 중반에 기온이 일시적으로 크게 떨어졌고, 이어 하순에는 다시 고온이 지속되는 현상을 보였다.

춘분을 앞둔 16~19일에는 북극으로부터 영하 40℃ 이하의 상층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남하하면서 평균기온이 10℃ 가량 큰 폭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광주·전남에서는 이례적으로 폭설이 쏟아지기도 했다. 지난 한달 광주·전남 눈 일수는 3일로 평년보다 1.3일, 내린 눈의 양은 1.6cm로 평년보다 0.4cm 많았다. 특히 15~18일에는 북극 상층 찬 공기를 동반한 강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에 눈이 내렸다. 이로 인해 지난달 14일 광주 기준 일평균 기온이 14.8℃에서 16일 4.8℃, 그리고 18일에는 1.7℃까지 뚝 떨어졌다.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기온은 다시 올랐고 이상 고온현상과 건조한 날씨로 이어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남쪽의 이동성고기압이 느리게 이동한 가운데 북쪽에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그 사이에서 큰 기압 차로 인해 서풍이 강하게 불었다. 중국 내륙의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가 강한 서풍을 타고 유입되고 낮 동안 햇볕이 더해지면서 21일부터 기온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하순의 광주·전남 평균기온은 11.2℃로 역대 네 번째로 높았고, 7개 관측 지점 중 4개 지점에서 3월 일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하는 등 이상고온이 지속됐다.

강수량도 뚝 떨어졌다. 지난달 광주·전남 강수량은 44.0mm로 평년 79.7mm 대비 55.2%에 불과했다.

함동주 광주지방기상청장은 “기상청은 단기간에 급격히 발생하는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해 기상재해로부터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