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가정을 이루며 살아온 여섯 쌍의 장애인 부부가 광주 서구에서 지역사회의 따뜻한 나눔과 연대 속에서 감동적인 합동 결혼식을 올렸다.

24일 서구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구 위더스웨딩홀에서 ‘당신의 특별한 날, 드림(Dream)웨딩’이 수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아름답게 진행됐다.

이번 합동결혼식은 서구장애인복지관이 주관하고,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고액 기부자 모임 ‘서구 아너스’의 후원으로 개최됐다.

이날 예식은 경제적인 어려움과 신체적인 제약으로 인해 길게는 25년 동안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장애인 부부들에게 지역 사회가 따뜻한 마음을 모아 선사한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심한 청각 장애를 가진 윤모씨(63)는 “예쁜 옷을 입고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25년 만에 이뤘다.

2022년 베트남 출신 아내와 결혼한 문모씨(65)는 “기적 같은 하루를 선물 받았다”며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혔다.

주례 없이 진행된 이날 결혼식에서 서구장애인복지관장은 ‘축복의 증인’으로 나서 부부 십계명을 낭독하며 이들의 앞날을 축복했고, 김이강 서구청장과 서구 아너스 회원들은 따뜻한 덕담을 건네며 새 출발을 응원했다.

이어진 축하 공연과 기념 촬영, 피로연은 시종일관 따뜻하고 감동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장애 친화적인 예식을 위해 위더스웨딩홀, 수어통역센터, 서구 농아인 쉼터 등 지역 사회 곳곳에서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전문 수어 통역사는 예식 전체를 실시간으로 통역해 모든 하객들이 하나돼 축제를 즐기는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

또한 이날 결혼한 여섯 쌍의 부부들에게는 약 100만원 상당의 푸짐한 혼수 용품과 함께 설레는 신혼여행의 기회까지 제공됐다.

신랑 김모씨는 “밤새 떨려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지만, 오늘은 평생 잊지 못할 가장 행복한 날이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다른 부부들 역시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며 지역 사회의 따뜻한 마음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대만 서구장애인복지관장은 “지역 사회의 따뜻한 연대가 부부들의 간절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었다”며 “후원자들과 협력 기관들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오늘의 ‘드림 웨딩’은 나눔과 연대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삶을 얼마나 따뜻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감동적인 사례다”며 “서구는 꿈을 현실로 바꾸는 기적 같은 순간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