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이 애초 계획보다 축소되고 추진 속도마저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지역 경제계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광천터미널은 광주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지역 관문으로 복합화 사업이 이뤄지면 광주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던 터라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광주신세계가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 사전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지난해 10월이었지만, 6개월이 넘도록 사업제안서 제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는 수익성과 관련한 의견 차이 때문으로 알려졌다.

광주신세계가 처음 구상한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은 2026년부터 오는 2037년까지 약 10년간 총 3단계에 걸쳐 백화점 확장, 문화·상업·업무·교육·의료 및 특급호텔, 터미널 시설을 조성한다는 것이었다. 총사업비 4조4,063억 원을 들여 47층, 500가구 규모의 복합시설을 건설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광주의 랜드마크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광주시와 광주신세계의 의견이 갈리면서 사업 진행이 꽉 막혔다.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부분은 주상복합 가구 수다. 광주신세계는 막대한 투자비용과 사업 안정성, 수익성 등을 고려해 주거시설 규모를 최소 800세대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광주시는 사전협상 대상 지정 때 제시된 주상복합 516세대 건립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사업 진척이 늦어지면서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울산시가 지역 국회의원까지 나서서 울산에 백화점 대신 82층, 2,500세대의 대규모 주거산업복합단지를 조성하자고 신세계에 유혹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자칫 울산에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화들짝 놀란 지역 경제계가 광주시를 비롯한 인허가 기관의 조속한 지원을 촉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은 단순히 복합 쇼핑몰 하나를 짓는 차원을 넘어선다. 4조 원이 넘는 투자가 이뤄지면 일자리 창출과 소비 증대 등 광주 경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된다.

광주시는 이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행정적 지원을 다 하고, 광주신세계는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과 함께 지역 소상공인의 생계도 고려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광주시와 광주신세계가 하루빨리 상생의 접점을 찾기를 기대한다.